저가의 항공 서비스를 내세운 한성항공의 시승행사를 위해 26일 초청 승객들이 비행기에 오르고 있다(위). 한성항공은 31일부터 청주∼제주 노선을 1일 2회 왕복 운항한다. 아래는 이 노선에 투입하는 HAN301T기. 청주=강병기 기자
‘서비스는 아쉽지만 저렴한 항공요금은 매력.’
국내 첫 ‘저가(低價)항공 시대’를 여는 한성항공(대표 한우봉)이 정식 취항을 닷새 앞두고 26일 시승행사를 가졌다.
한성항공 HAN301T기(기장 마르티노·53)는 이날 오전 9시 7분경 승객 17명을 태우고 청주국제공항을 출발해 1시간 뒤 제주공항에 도착했다.
이 비행기는 프랑스 에어버스사의 자회사인 ATR사가 1995년 제작한 중형 항공기로 제트엔진에 프로펠러를 장착한 터보프롭(프로펠러)기.
연료소비량이 적고 경제성이 높아 30여 개국에서 운항되고 있다. 최고 속도는 시속 527km. 승객 편의를 위해 72인 석을 66인 석으로 개조해 기존 항공사 여객기보다 좌석 간격이 넓다.
승객 노여정(31·여) 씨는 “다리를 꼬고 앉아도 될 정도로 좌석이 넓어 편안한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기장은 도착시간과 기상정보는 물론 하늘에서 보는 지형이나 비행 상식을 승객 눈높이에 맞춰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줬다.
고도 5500m를 평균 시속 500km로 운항하면서 오전 9시 25분경 승무원들이 음료를 제공했다. 정식 운항이 시작되면 음료는 유료로 바뀐다. 기내식은 물론 없다. 외국에서는 이 같은 저가 항공기를 ‘날아다니는 시외버스’로 부른다.
박희선(24·여) 사무장은 “기존 항공사와 같은 서비스는 없지만 싼 요금이 저가항공사의 특징이자 장점”이라고 말했다. 한성항공은 마술공연이나 스트레칭 등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승객 조봉제(46·신한은행 청주기업금융지점 부지점장) 씨는 “기존 비행기보다 크기가 작아 걱정이 됐지만 생각보다 흔들림이 없었다”며 “다만 프로펠러가 돌아가는 소리가 커 앞 사람과 말하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항공기는 제주공항에 20여 분 머물며 기체를 점검한 뒤 다시 출발해 오전 11시 50분 청주공항으로 돌아왔다. 한성항공은 31일부터 청주∼제주 노선을 1일 2회 왕복 운항할 예정이다. 10월 이후에는 운항 노선을 확대해 김포∼제주 노선에 1일 2회 취항한다.
요금은 평일 편도 4만5000원, 주말 5만 원(성수기 6만 원)으로 기존 항공사 요금의 70% 수준.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