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주상복합아파트 건립이 추진돼 영원히 사라질 위기에 놓인 태화루(太和樓)를 2011년까지 복원키로 했다.▶본보 7월 20일 A14면 보도
하지만 태화루의 위치에 관한 논쟁이 끝나지 않았고 법적으로 아파트 건립을 막을 수 없어 이 계획의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표시하는 시민들이 많다.
▽복원 계획=시는 26일 시의회 보고를 통해 중구 태화동 91의2 번지 로얄예식장 일원 3200여 평에 2011년까지 411억여 원을 들여 태화루를 복원한다고 밝혔다. 신라시대 건립된 태화루는 진주 촉석루(矗石樓)와 밀양 영남루(嶺南樓), 안동 영호루(影湖樓)와 함께 영남의 4대 누각이었으나 임진왜란 때 소실된 누각.
시는 다음달 학계와 문화계 등 20∼30명으로 태화루 복원추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이어 2007년부터 2년간 부지매입 등을 거쳐 2009년 11월까지 기본설계 및 실시설계를 마치고 2011년까지 태화루를 복원공사를 벌일 계획이다.
▽문제점=태화루의 위치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1990년부터 태화루 복원운동이 벌어졌지만 태화루 위치를 놓고 사학자들마다 의견이 분분하자 시는 당시 확보된 예산 10억 원을 타 용도로 사용한 뒤 복원운동을 중단했다.
시는 또 사유지인 이 일대의 부지와 건물 매입비로 300여억 원(총 사업비의 73%)를 책정했다. 하지만 이 일대 부지와 건물은 지난해부터 주상복합아파트(38층)를 추진 중인 H사가 이미 이보다 비싼 가격에 매입한 것으로 알려져 사업비 추가 부담이 불가피할 전망이지만 구체적인 사업비 확보방안은 마련돼 있지 않다.
특히 이 지역은 ‘문화재 보호구역’이 아닌 준주거지역으로 지정돼 있어 법적으로 주상복합아파트 건립을 막을 장치가 없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