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이번 주의 최대 관심사는 31일 발표 예정인 이른바 ‘8·31 부동산종합대책’이다.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워낙 중요한 사안인 만큼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 형식으로 대책을 발표한다. 재정경제부 건설교통부 행정자치부 장관과 금융감독위원장, 국세청장이 참석한다. 여름 내내 7차례 당정협의를 거친 국민적 관심사다.
부동산대책의 대체적인 골격은 이미 드러나 있다. 투기 수요를 최대한 억제하고 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게 뼈대다.
투기 수요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는 △실거래가격 기준 과세 △양도소득세와 보유세(재산세, 종합부동산세) 인상 △주택담보대출 제한 △투기 감시기구 상설화 등이 나와 있다.
공급을 늘리기 위한 조치로는 △수도권에 내년부터 5년간 택지 4500만 평을 조성해 매년 주택 30만 채씩 모두 150만 채를 짓고 △서울 강남의 중대형 수요를 대체하기 위해 1차로 강남 인근지역에 택지 200만 평을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이 밖에 거론되지 않았던 정책들이 새로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시장은 폭풍 전야처럼 숨을 죽이고 있다. 대책 발표를 앞둔 시장 움직임은 지역에 따라 엇갈린다. 강남지역은 꽁꽁 얼어붙으면서 약세인 반면 강북지역은 뉴타운 개발 방침에 따라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매매가 사실상 끊긴 것과는 달리 전세 수요가 늘면서 경기 성남시 분당구와 용인시 등 일부지역 전세금은 오르고 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6일 열린우리당 부동산정책기획단 의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부동산대책의 본질이면서도 그동안 회피하고 외면해 온 것을 이번 대책에 많이 담았다”며 “앞으로 주택을 투자 개념에서 임대 개념으로 바꾸도록 큰 틀의 정책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재경부 김석동(金錫東) 차관보는 SBS TV 시사토론에서 “주택 청약제도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주택 투기자에게) 잘못 나간 주택담보대출은 모두 회수하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헌법만큼 바꾸기 어려운 부동산대책’의 최종 모습이 어떨지 주목된다. 아무리 좋은 대책이라도 실수요자의 부담까지 늘려서는 안 되는 만큼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어떤 조치가 취해질지도 관심거리다.
각종 부동산 세율이 얼마나 올라갈지, 인상폭은 어떻게 산정한 것인지, 늘어나는 세수는 어느 정도나 되고 어디에 쓰일 것인지 등도 궁금하다.
이번 주에는 이 밖에 경기회복 여부와 국제유가 급등 영향을 가늠할 수 있는 ‘7월 산업활동 동향’(30일)과 ‘8월 수출입 동향’(9월 1일)이 발표된다.
김상철 경제부 차장 sckim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