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업계의 맏형 격인 현대건설이 ‘제2의 중흥기’를 맞고 있다.
그 중심에 충남 태안군 태안읍 서산 간척지가 있다.
위기 때마다 현대건설을 구해준 서산 간척지 3080만 평 가운데 B지구 472만 평이 25일 관광레저형 기업도시로 지정된 것.
태안기업도시는 사업비만 2조 원을 웃도는 대형 프로젝트로 현대건설은 앞으로 4∼5년간 안정적인 공사물량을 확보하게 됐다. 또 전체 부지의 96% 이상이 현대건설 소유여서 자산가치 상승도 기대된다.
해외건설시장에서의 활약도 눈부시다. 올해 들어 28일까지 수주액은 20억 달러(약 2조 원)를 넘었다.
이는 올해 국내 건설사들의 전체 해외공사 수주액 64억 달러(약 6조4000억 원)의 30%를 넘는 규모다.
현 추세대로라면 현대는 올해 말까지 25억 달러(약 2조5000억 원) 이상의 수주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유가 상승으로 재정이 넉넉해진 중동 산유국들은 앞으로 10년간 1조 달러(약 1000조 원) 규모의 공사를 발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영 성과도 좋아져 올 상반기(1∼6월)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2배가 넘는 1406억 원에 이르렀다.
총수주액도 올해 말까지 7조8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여 2003년 이후 3년 연속 7조 원 공사 수주라는 국내 건설업체 초유의 기록을 수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11월에는 경기 김포시에서 2600가구의 아파트 분양 사업을 벌인다. 2002년 12월 서울 노원구에서의 아파트 분양 이후 자체 사업은 처음이다.
주식시장의 평가도 좋은 편이다.
1년 전까지만 해도 1만 원대를 턱걸이했던 주가가 26일 종가 기준으로 3만1500원까지 치솟았다.
한국신용평가는 26일 “현대건설이 영업 안정성과 수익구조가 좋아지면서 장기채무 상환능력도 양호해졌다”며 회사채 신용등급을 ‘BBB+’로 제시했다.
이지송(李之松) 현대건설 사장은 “임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의 결과”라면서 “현대건설을 제2 창업한다는 각오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