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경기 남양주시 경희대 평화복지대학원에서 열린 ‘동북아 지역협력을 위한 미래 한일 협력의 모색’을 주제로 한 국제회의에 참석한 주요 인사. 왼쪽부터 다카스기 노부야 서울저팬클럽(SJC) 이사장, 손재식 평화복지대학원 명예원장, 세키 기요시 마쓰시타정경숙 숙장, 두 사람 건너 박상식 평화복지대학원장, 와타나베 도시오 일본 다쿠쇼쿠대 총장. 사진 제공 경희대 평화복지대학원
“한국과 일본이 안보 협력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일본도 미국과 중국, 러시아와 같다’는 한국의 인식 때문이다. 그러나 미 중 러 3국은 핵보유국일 뿐 아니라 한반도에 군사 개입할 능력과 의사를 가진 국가지만 일본은 다르다.”
소에야 요시히데(添谷芳秀) 일본 게이오(慶應)대 정치학과 교수는 27일 경기 남양주시 진접읍 경희대 평화복지대학원에서 열린 ‘동북아 지역협력을 위한 미래 한일 협력의 모색’이란 국제회의에서 “전후 일본은 군사력에 의지한 대국(大國) 노선 포기를 국시로 삼아 왔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국제회의는 평화복지대학원과 일본의 정치엘리트 양성소인 ‘마쓰시타(松下)정경숙’이 공동 개최했으며 두 기관이 배출한 전문가와 재학생 등이 참석했다.
소에야 교수는 “한반도 대(對) 주변 4강이란 시각보다 한국과 일본 두 나라가 미 중 러 3국에 둘러싸여 있다고 보는 게 훨씬 현실적”이라며 “이 같은 국제구조 속에서 한국과 일본 간 안전보장 협력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와타나베 도시오(渡邊邊利夫) 다쿠쇼쿠(拓殖)대 총장은 “중국 주도의 동아시아 공동체에 한국과 일본이 뚜렷한 전략 없이 편입되면 위험하다”며 “한국과 일본이 미래를 향해 협동하지 않으면 동아시아는 각종 세력의 각축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기준(洪起峻) 평화복지대학원 국제정치학과 교수는 “동아시아는 역내 국가 간 공동의 위협에 대한 인식이 없고 영토 분쟁의 불씨가 남아 있어 협력하기가 힘든 게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은 동아시아 다자협력의 가능성을 보여 준다”고 분석했다.
그는 동북아 평화 번영을 위한 협력체로 가칭 ‘동북아 평화번영 협력회의’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