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적, 육체적으로 더 강해져야 합니다. 영국 선수들보다 두 배, 세 배 열심히 일해서 꼭 (박)지성 형처럼 멋진 프리미어리거가 되겠습니다.”
‘리틀 프리미어리거’ 이산(20·사진). 그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자신감은 넘쳐 있었다. 이산은 이달 초 잉글랜드 챔피언십리그 셰필드 유나이티드에 입단했다.
1998년 중동중학교를 중퇴하고 영국으로 축구 유학을 떠났지만 그의 축구 인생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크리스털 팰리스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유소년팀을 거치며 화제가 됐고 20세 이하 한국 청소년대표선수로도 뛰었다. 그러나 늘 잦은 부상이 그를 괴롭혔다.
2004년 7월 잉글랜드 리그 브렌트포드에 입단했지만 첫 시즌에 잦은 부상으로 출장기회를 잡지 못하고 올해 초 브라질 상파울루로 연수를 떠났다. 하지만 이산의 재능을 알아본 셰필드에서 그에게 러브콜을 보내온 것. 브렌트포드의 마틴 앨런 감독은 이례적으로 구단 홈페이지에 “이산을 잡고 싶다. 팀에 좀 더 머물러 달라”는 호소를 하기도 했다.
이산은 “지금 셰필드 1군의 스트라이커가 4명인데, 감독이 나를 5번째 스트라이커로 보고 있다”며 “지금은 2군에서 훈련을 하지만 9월 중순 이후 데뷔전을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한 (박)지성과 (이)영표 형을 보면 존경스럽고 부럽기도 하다”며 “프리미어리그 진출 꿈을 꼭 이루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셰필드의 닐 워녹 감독은 “이산은 충분한 재능이 있고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그가 훈련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면 나는 바로 그를 실전에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챔피언십리그는 프리미어리그 바로 아래의 2부 리그로 설기현이 뛰고 있는 울버햄프턴도 이 리그 소속. 2부 리그라 하지만 지난 시즌 총관중이 960만 명으로 이탈리아 1부 리그 세리에A와 관중 규모가 비슷할 정도로 인기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