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 권리자들의 승리입니다.”
“MP3 파일 다운로드를 무조건 막겠다니, 어느 시대 얘기인가요?”
지난달 30일 한국 음악 산업계에 ‘빅뉴스’ 2개가 동시에 터졌다. 국내 실시간 음악 감상 사이트인 ‘벅스뮤직’이 9월부터 서비스 유료화 체제로 전환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벅스뮤직’ 측은 4만여 곡에 이르는 MP3 파일 다운로드의 경우 1곡에 500원, 실시간 음악 감상 서비스는 한 달 3000원 정액제를 실시할 예정이다.
같은 날 서울중앙지법은 국내의 대표적 음악파일 공유 P2P 업체인 ‘소리바다’에 대해 “이용자들의 MP3 파일 공유는 불법”이라며 한국음원제작자협회가 지난해 11월 낸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음원제작자협회는 “1일 강제집행 신청을 법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음원 제작자들은 두 사건에 대해 “그동안 ‘공공재’처럼 여겨졌던 디지털 음원에 본격적으로 ‘유료화’ 바람이 불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러나 “‘공짜’의 시대는 갔다”고 단언하는 음악 종사자들과 달리 디지털 음원 사용자인 누리꾼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소리바다’ 게시판 등에 글을 올린 누리꾼들은 “‘소리바다’를 막으면 다른 사이트를 통해 다운로드할 것이다”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얼어붙은 음반 시장을 되살리기 위해서 가장 시급한 것은 누리꾼들의 뿌리 깊은 ‘공짜의식’을 바꿔 나가는 것이다. 누리꾼들의 변화가 수반되지 않는다면 ‘유료화 선언’은 헛구호에 그칠 뿐이다. 최근 들어 음반 판매량뿐 아니라 MP3 파일 유료 다운로드 횟수도 별도 집계해 인기순위를 매기는 미국 빌보드 차트의 사례는 달라진 현실을 반영하려는 음원 제작자들의 노력이라는 점에서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음원 제작자들이 MP3 파일 다운로드 가격을 놓고 인터넷 음악 서비스 업체들과 흥정하기에 바쁜 사이, 누리꾼들은 ‘제2의 소리바다’ 서비스를 만들어 공짜로 음악 파일을 나눌지 모른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