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구한 경제학자들/피터 다우어티 지음·송경모 옮김/339쪽·1만2500원·예지
제1차 세계대전과 1930년대의 불황이 남긴 끔찍한 현실은 20세기의 경제 사상가들을 강의실에서 세상으로 나오게 했다. 그 필두에 서 있던 케인스는 영국뿐만 아니라 서구 전체, 그리고 현대의 민주주의적 자본주의를 구원하려고 했다. 케인스는 고전학파 선조들처럼 불황에 처했을 때 “자, 입술을 꽉 깨물고 꾸준히 화폐를 공급하면서 이 상황이 끝나기를 기다립시다”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는 정책 담당자에게 엑스캘리버를 쥐여 주고 그것을 휘두르는 방법을 알려줬다.
경제 서적 전문 편집자인 저자는 현대 사회의 중요한 굴곡점에서 경제학자들이 어떤 논쟁을 벌여 왔는지를 살핀다. 전후 냉전시대에 케인스의 이론이 풍미할 즈음, 미국 시카고대의 자유주의자 밀턴 프리드먼은 인플레이션 및 중앙계획경제에 대항해 싸웠다. 이로써 케인스는 국가를 사회민주주의, 프리드먼은 최소국가주의로 이끌었다.
경제학의 고전인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 ‘도덕감정론’에서부터 마셜, 마르크스, 하일브로너, 하이에크, 폴 새뮤얼슨 등의 경제학 논쟁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