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서적들은 유행을 심하게 타기 때문에 세월을 넘어서 두고두고 읽힐 만한 책을 만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짐 콜린스의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야말로 비즈니스 서적들 가운데 고전이라 이름 붙여도 손색이 없는 책이다.
정독하면서 꼼꼼히 읽어 가다 보면 이 책은 기업과 같은 조직을 위한 제언뿐만 아니라 성공을 위해서 직업인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풍부한 조언을 담고 있다.
‘좋은 것은 위대한 것의 적’이란 예사롭지 않은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위대해지는 것이 드물고 어려운 이유가 무엇인지 아느냐고 독자에게 묻는다. 이런 질문에 답을 찾는 데 고심하는 독자라면 짐 콜린스와 함께 유쾌한 지적 여행을 떠나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 책의 핵심 메시지는 좋은 조직을 위대한 조직으로 전환시키는 게 도대체 뭔지를 찾는 것이다. 저자는 5년간의 탐구를 통해서 얻은 결과로 상당수가 전통적인 가르침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개념 체계를 찾아 내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어떤 조직이라도 그런 개념 체계를 적용할 수 있다면, 그 규모와 실적을 충분히 키울 수 있고, 위대한 조직으로 발돋움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그들이 발견한 개념 체계는 무엇인가? 규율 있는 사람들이 규율 있는 사고로 규율 있는 행동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규율 있는 사람들은 2가지 요소로 이루어지는데, 우선은 영웅적인 행동과 도도한 개성을 가진 리더들이 위대함을 낳을 것이라는 일반적인 믿음과 달리 위대한 조직을 만들어 낸 리더들 가운데 상당수가 나서지 않고 조심스러워하는 겸양과 직업적 의지의 역설적인 융합이란 특성을 갖고 있다. 그들은 비전과 전략을 떠들썩하게 앞세우기보다는 적임자를 적합한 자리에 앉히는 일부터 시작하게 된다. 그들 머릿속에는 항상 ‘사람이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는 믿음이 들어 있다.
두 번째로 규율 있는 사고 역시 두 가지로 구성되는데 하나는 기업이 직면한 냉혹한 사실을 직시하는 일이다. “어려움이 있어도 결국 우리가 성공할 수 있고 또 성공하리라는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유지해야 하며, 그와 동시에 눈앞의 현실 속에 있는 가장 냉혹한 사실들을 직시할 수 있는 규율을 가져야만 한다”는 이른바 스톡데일 패러독스를 조직원들이 공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다른 하나는 이것저것 사업을 벌이지 않고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는 일, 경제 엔진을 움직이는 일, 그리고 당신이 깊은 열정을 가진 일이란 세 가지 요소를 모두 만족하는 일에 자신의 에너지를 집중시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규율 있는 행동은 내부에 규율의 문화를 만들어 내고 이를 바탕으로 순수한 탁월성을 향해서 기술적인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지속적인 혁신을 만들어 낸다.
이 같은 원칙들을 이벤트성 행사로 하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에 걸쳐서 일관되게 한 방향으로 추진하는 기업들은 날로 가속도가 붙기 때문에 좋은 기업을 넘어서 위대한 기업으로 자리를 잡게 될 것이다.
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