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귀로 듣고, 손으로 만져보는 것과 같은 실험화 연구를 거쳐 아무도 부정할 수 없는 객관적 사실을 얻는다.’
충남 천안의 한국기술교육대(이하 한기대) 인터넷 홈페이지(www.kut.ac.kr)에 들어가면 첫 번째 눈에 띄는 문구다. 실사구시의 교육이념을 추구한다는 내용.
한기대는 최근 ‘10년 연속 취업률 100%’라는 성과에 축제 분위기다.
청년 실업률이 8%에 이르고 전국 4년제 대학 졸업생의 평균 취업률이 50%(2005년 5월발 현재)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
올해 졸업생 353명 역시 ㈜포스코, ㈜하이닉스반도체 등 대기업을 포함해 전원 취업했다.
문형남(文亨男·사진) 총장은 “1992년 개교한 이래 일관성 있게 추진해 온 독특한 교육과정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재학생의 졸업학점은 150학점으로 다른 대학보다 10학점 정도 높다. 교육시간은 4년 동안 4000시간으로 이 중 절반을 전공분야 실험실습에 투입해야 한다.
현장 실습 2주 이상, 교육실습 4주 이상, 전공분야 국가기술자격증 취득 및 토익성적 600점 이상을 얻지 못하면 졸업할 수 없다.
학교 운영예산의 70%를 노동부 출연으로 충당하는 한기대의 등록금은 일반 사립대의 절반 수준. 연간 280만∼370만 원이지만 1인 당 교육비 투자는 1200만 원에 이른다.
교수는 임용 후 3∼5년마다 1학기 이상 전공분야와 관련된 산업현장에 가서 기술 변화추세를 파악해야 하고 학생은 2주 이상 의무적으로 산업체 현장에서 인턴 교육을 받아야 한다.
한기대는 이를 위해 기업체 242곳과 산학협력체제를 갖췄다. 올해는 휴대폰, 디스플레이 제조 및 검사장비 업체인 ‘에버테크노’, 자동차 부품제조업체인 ‘새론오토 모티브’, 디스플레이 장치업체인 ‘OFT’ 등과 함께 ‘맞춤형 교육과정’을 개설했다.
지난해 교육인적자원부가 실시한 대학종합평가에서 최우수 대학(전국 6위)으로, 올해는 대학교육협의회의 학문분야별 평가에서 고려대, 한양대에 이어 전국 4위를 차지했다.
올 5월에는 국내 처음으로 대학생 자작(自作) 하이브리드 자동차 경진대회를 가져 주목을 받았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문형남 총장 “현장서 즉시 사용가능한 기술 교육에 역점”▼
‘행복한 입학, 보장된 미래.’
한국기술교육대 문형남(文亨男·58·사진) 총장의 명함에 씌어진 문구다. 10년 연속 100% 취업률이라는 대기록을 자랑하고 싶어서 일까.
“죽은 학문이 아니라 살아 숨쉬고, 즉각 사용할 수 있는 기술교육이 바로 한기대의 자랑입니다.”
문 총장은 실무형 맞춤 교육이 바로 100% 취업을 가능하게 했다고 강조했다.
1975년 공직에 들어와 노동부 요직을 두루 거친 뒤 산업안전공단 이사장을 지낸 그는 2002년 총장에 취임한 뒤 한기대를 ‘실무형 인재 교육기관’으로 키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른 공과대학과는 달리 첨단 교육장비 구입에 우선 투자하고 학생의 실용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
“충남 천안에 위치한 지리적 여건은 결코 핸디캡이 될 수 없습니다. 고속철도로 불과 34분이면 도착하는 걸요.”
그는 “학생을 성장동력산업에 진출시켜야 미래가치를 높이고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종전의 학과를 ‘나노(nano) 기계’ 등 신기술 복합 교육과정으로 재편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