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슐린을 투여하지 않고도 당뇨병을 치료할 수 있는 원리를 한국인 과학자가 밝혔다.
성균관대 의대 분자세포생물학교실 구승회(具承會·36·사진) 교수는 8일 “쥐 실험을 통해 ‘토크2(TORC2)’라는 단백질이 간(肝)에서 당분이 생성되는 것을 조절함으로써 혈당 수치를 올리거나 낮춘다는 사실을 처음 알아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국 솔크생물학연구소와 공동으로 이뤄졌으며 논문은 영국의 과학 전문지 ‘네이처’ 8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토크2는 간세포의 핵 속으로 들어갔을 때 특정 유전자(PEPCK, G6Pase 등)를 작동시켜 당분이 만들어지게 한다. 반면 핵 속에 들어가지 못하면 당분은 생성되지 않는다.
따라서 토크2가 핵 속으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만들면 혈액 내 당분 수치를 줄일 수 있게 된다.
구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토크2의 이동을 막는 AMPK라는 단백질의 작동 메커니즘도 규명했다”며 “AMPK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약물을 개발하면 인슐린 제제를 맞지 않고도 당뇨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훈기 동아사이언스 기자 wolf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