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자에게 1인당 2000달러(약 200만 원)가 입금된 직불카드를 곧 지급한다고 마이클 처토프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이 7일 밝혔다.
처토프 장관은 “첫 지급 대상은 텍사스 주 휴스턴의 애스트로돔에 머물고 있는 성인 남녀 이재민이며, 집을 급히 떠난 이들이 음식값 교통비 연료비 등으로 쓰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미 정부에 등록한 허리케인 이재민은 모두 31만9000명이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날 피해 복구 지원을 위해 2차로 500억 달러(약 50조 원)의 복구 예산을 의회에 요청할 것이라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미 의회는 지난주 1차로 105억 달러(약 10조5000억 원)를 복구 예산으로 배정한 바 있다. 뉴욕타임스는 “현재 하루 평균 복구비로 7억 달러(약 7000억 원)가 쓰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소요 예산이 크게 늘어나면서 피해 복구 및 이재민 구호에 총 1500억∼2000억 달러(약 150조∼200조 원)가 투입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7일 미 의회의 초기 조사 내용을 인용해 보도했다.
카트리나가 미국의 감세 및 재정적자 해소 정책을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한편 허리케인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었던 뉴올리언스(루이지애나 주), 빌럭시(미시시피 주) 등지에서 침수 및 파손 가옥의 60%는 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았다는 연방재난관리청(FEMA)의 추산치가 나왔다.
미 언론은 “이런 사정이라면 주택 구입을 위해 장기융자를 받은 부채를 감당하지 못할 서민들이 속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노동부는 8일 카트리나 피해를 본 피해자 가운데 1만여 명이 실업보험을 청구했다면 앞으로 더 많은 피해자가 실업보험금 지급을 신청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뉴올리언스 시 당국은 6일 강제 대피령을 내렸지만, 당분간은 자발적으로 대피 의사를 밝히는 시내 잔류 주민의 대피를 돕겠다고 밝혔다. 당국은 7일 인구 45만5000명의 뉴올리언스에는 5000∼1만 명의 주민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8일 “FEMA가 시신 2만5000구를 담을 수 있는 시신 가방을 주문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공식 확인된 사망자 수는 100명을 넘지 않지만 당국의 추정치는 수천∼1만 명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