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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大 교향곡’ 탄생…러 라린교수 작곡, 11일 초연

입력 | 2005-09-09 03:08:00


“브람스가 ‘대학축전 서곡’을 작곡했던 것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대학을 위해 만든 교향곡인 만큼 한국은 물론 세계의 젊은이들에게 사랑받았으면 좋겠습니다.”

고려대 응원가인 ‘막걸리 찬가’의 선율이 들어간 ‘고려대학교를 위한 교향곡(Symphony for Korea University·43분 분량)’을 작곡한 러시아 작곡가 알렉세이 라린(그네신 음악원 작곡과 교수·사진) 씨는 8일 이렇게 말했다.

라린 씨가 2년간의 작업 끝에 완성한 이 교향곡은 11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고려대 개교 100주년 기념 연주회’에서 처음 선보인다. 궁상각치우 5음계의 한국 전통음악과 클래식이 결합된 총 4악장으로 구성됐다. 1악장은 한국의 역사적 사건들에 대한 회상, 2악장은 한국 고전 민요에 바탕을 둔 서정적인 멜로디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학생들의 흥겨운 캠퍼스 생활을 음악으로 표현한 3악장에는 ‘부어라 마셔라 막걸리! 취하도록, 너도 먹고 나도 먹고 다 같이 마시자…’는 가사로 유명한 고려대의 응원가 ‘막걸리 찬가’의 선율이 등장한다. 4악장은 교가를 테마로 한 클라이맥스 부분이 팝과 재즈 멜로디로 변화하면서 젊은 세대의 축제 분위기를 표현한다.

라린 씨는 “작곡을 의뢰받고 2년간 러시아 한국문화원에서 한국의 역사를 배우고, 한 달간 고려대에 머물며 분위기를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막걸리 찬가’의 선율을 이용한 데 대해 “러시아의 ‘보드카’나 한국의 ‘막걸리’는 모두 국가를 대표하는 술인데, 막걸리의 맛은 깊고 구수해 더 민족적인 술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평했다.

고려대 관현악단 등 100명이 연주에 참여하며 지휘는 러시아 보로딘 기념 심포니 오케스트라 파벨 란도(모스크바 국립음악원 교수) 음악감독이 맡는다.

한편 이날 연주회에서는 윤이상(1917∼1995) 선생이 작곡한 고려대 교가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이건용 총장이 작곡한 ‘고려대학교 개교 100주년 기념가’도 연주된다. 02-925-5003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