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운드 중 페어웨이로만 다닐 수는 없다. 따라서 러프샷 실력이 그날의 스코어를 좌우하게 된다. 문제는 핀까지 100야드 정도의 러프샷. 레이업하기도 억울하지만 만만하게 보고 쳤다가는 낭패를 보기 일쑤다.
러프에 볼이 떨어져 있다면 가장 먼저 풀의 길이와 누워 있는 방향(역결 또는 순결), 그리고 남아 있는 거리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풀이 볼의 절반 정도만 가렸는지, 아니면 볼을 완전히 덮고 있는지도 중요하지만 풀이 누워 있는 방향도 중요하다. 풀이 볼의 절반 정도만 가렸다면 일반적인 샷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볼이 완전히 묻혀 있다면 웨지 정도로 탈출만 시키는 것이 현명하다. 풀이 목표지점을 향해서 누워 있다(순결)면 한 클럽을 짧게 선택하고, 목표지점과 반대로 누워 있다(역결)면 한 클럽을 길게 선택하자. 목표지점을 향해서 풀이 누워 있다면 클럽 헤드가 임팩트 존을 지나갈 때 저항이 약하므로 볼이 그린에 떨어진 뒤의 런을 감안해 짧은 클럽을 선택해야 한다. 반대로 역결이라면 당연히 저항이 강해지므로 폴로스루를 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한 클럽 길게 선택해야 한다.
사진① 왼쪽의 송나리 프로는 일반적인 샷이므로 어드레스가 대문자 Y이고 오른쪽의 송아리(이상 하이마트) 프로는 볼이 풀 속에 묻힌 상태이므로 어드레스가 소문자 y 형태를 취하고 있다. 한편 송아리는 스탠스상 볼 위치를 평소보다 오른쪽에 두고 있다. 이는 풀보다 볼을 먼저 치기 위한 가파른 다운스윙을 하기 위해서다.
사진② 피니시를 비교해 보면 송나리는 팔이 자연스럽게 위치했지만 송아리의 피니시는 풀의 저항 때문에 가슴 높이에서 멈췄고 손목은 목표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발의 모양도 송나리는 체중 이동을 했지만 송아리는 뒤꿈치만 살짝 떨어져 있다. 안정적이지 못한 상황에서는 많은 체중 이동보다는 절제된 스윙이 필요하다. 지면에 붙어 있는 발이 안정적이지 못하면 자신 있는 스윙을 할 수가 없다.
정리·사진=안영식 기자 ysahn@donga.com
▼우드는 무리… 로프트 큰 클럽 선택을▼
볼이 러프에 빠졌다면 무리하게 우드를 잡지는 말자. 손목 힘이 약한 여성이라면 러프에서 6번 아이언 이상의 클럽은 버겁다. 특히 풀이 볼의 절반 이상을 덮었다면 로프트가 큰 클럽으로 탈출하는 것이 현명하다. 한편 러프샷을 할 때는 클럽을 조금 짧게 쥐고 잔디의 저항을 이길 수 있게 왼손의 새끼손가락만 조금 강하게 쥐자. 모든 손가락을 강하게 쥐면 오히려 임팩트 파워가 감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