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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눈/스인훙]中 ‘에너지집착증’ 새 불씨되나

입력 | 2005-09-09 03:39:00


덩샤오핑(鄧小平)에 의해 약 25년 전 시작된 개혁 개방은 중국 경제의 급속한 성장과 함께 세계 인구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거대 중국에 큰 변화를 몰고 왔다. 최근 1, 2년간 서방 선진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중국의 부상이 지역 및 세계의 정치 경제와 세력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두고 활발한 예측과 토론을 벌이고 있다.

중국의 엄청난 변화는 중국에 새로운 대외정책 수단을 제공했다. 경제력과 대외무역의 급신장은 중국과 국제사회 간에 다방면의 경제협력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는 중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호감을 증진시키는 동시에 중국의 대외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경제외교’는 중국의 대외정책 가운데 갈수록 부각되고 있다. 올해 들어 그 운용 빈도와 돌출 정도는 더욱 늘어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사례는 미국의 생산설비와 민간항공기를 대량 구매한 대미 경제외교라 할 수 있다. 이는 중대한 정치적, 전략적 목적을 띤 것이다. 중국과 무역 및 투자를 하는 미국 대기업들 간에는 중국에 우호적인 ‘원외(院外) 유세집단’이 형성되고 있다. 대미 경제외교의 효과다. 중국은 유럽에서도 항공기 등 대규모 공산품을 사들이는 경제외교를 펼쳤다.

중국과 러시아 간의 경제관계도 대단히 중요하다. 양국 경제관계는 러시아제 선진 해공군 무기의 도입과 판매를 주된 내용으로 한 특수 구조다. 하지만 이는 러시아 에너지를 중국에 수출할 수 있게 하는 발판이 되고 있다. 이는 중국에 결코 범상하지 않은 전략적 의미를 지닌다. 최근 중앙아시아를 상대로 한 경제외교도 주목할 만하다. 에너지와 안보, 전략적 영향력을 목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대러시아 경제외교는 중국 군사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의 군사력은 최근 중국 대외정책에서 또 하나 뚜렷하게 부각되는 부분이다. 이는 중국의 엄청난 경제 변화에서 나온 것이며 점차 중국의 강국화(强國化)를 촉진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군사력은 대만 독립에 대한 위협 이외에서는 그 운용이 대단히 제한돼 있다.

최근 중국의 경제외교는 새롭고도 중요한 방면으로 확대되고 있다. 해외에서 대량의 에너지 공급원을 찾는 것이다. 최근 중국은 경제 고속성장 과정에서 나타나는 에너지 부족 현상을 대단히 우려하고 있다. 이는 ‘에너지 안보’를 넘어 일정부분 ‘에너지 집착증’에 이를 정도가 됐다.

이로 인해 중국과 일부 국가 간의 관계가 복잡해지고 있으며 심지어 갈등 가능성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미 중국과 일본 간에는 러시아 석유의 우선 수입권을 둘러싸고 격렬한 경쟁이 빚어지고 있다. 이는 중일 및 중-러 관계에도 부정적 영향을 낳고 있다. 중일 간 동중국해 해저가스전 분쟁도 악화일로에 있으며 심지어 분쟁 가능성까지 내포하고 있다. 댜오위(釣魚) 섬 영유권 분쟁도 결국은 에너지 확보라는 측면이 크다.

미국은 최근 중국이 보이는 세계적 범위의 에너지 자원 추구 노력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근 가장 돌출적으로 나타난 것이 중국해양석유의 유노칼 인수에 대해 미국이 보인 엄청난 정치적 반작용이었다. 중-미 간의 에너지를 둘러싼 전략적 모순은 중일 간 에너지 분쟁보다 더욱 큰 함의를 갖는다.

결론적으로 중국 대외정책의 새로운 수단의 발전과 더불어 에너지 수요와 군사력 발전은 중국의 대외관계에 더욱 큰 전략적 숙제를 안겨 주고 있다.

스인훙 중국 런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