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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회수못한 ‘24억 돈자루’ 어디에?

입력 | 2005-09-09 07:16:00


“흔적은 커녕 그림자도 보이지 않습니다.”

지난달 26일 경남 마산에서 발생한 B건설 재건축 사업 자금담당 직원 안모(39) 씨의 74억6000여만 원 현금 횡령사건을 수사 중인 마산중부경찰서 관계자는 8일 “다각적인 조사를 벌이고 있으나 뚜렷한 단서조차 없다”고 말했다.

사건 발생 보름이 가깝도록 용의자 안 씨의 행적은 물론, 회수하지 못한 24억 원의 행방도 오리무중이다.

경찰은 지금까지 안 씨 주변에 대한 수사에 힘을 쏟았지만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사건 발생 직후에는 ‘조력자’가 있을 것으로 보았으나 이제 안 씨의 단독범행인지 공범이 있는지도 추정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수사팀 관계자는 “안 씨가 친구와 친지, 회사 동료 등과 연락을 완전히 끊은 상태”라며 “그는 평소 주변 사람과 두루 잘 지냈으나, 특별히 절친한 사람은 없어 행적 수사가 힘들다”고 말했다.

경찰은 안 씨의 금융계좌 추적을 통해 20여 건을 분석했으나 사건 해결에 도움이 될만한 단서는 포착되지 않았다. 또 안 씨의 통화내역을 입수해 본격적인 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소득은 신통찮다.

경찰 관계자는 “안 씨가 돈 자루 26개 가운데 범행 후 4차례에 걸쳐 친인척과 전직 회사간부에게 전달한 17개(50억6000만 원) 말고 일부를 처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돈의 부피가 많고 금액도 커 이 돈을 부채를 갚는데 사용했거나 누군가에게 맡겨뒀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한편 B건설은 현상금 1억 원을 걸고 신문에 수배광고를 낸 데 이어 안 씨의 사진이 담긴 전단을 배포했으나 관심을 끌만한 신고는 없었다. 경찰에 하루 1, 2건씩 걸려오던 신고 전화마저 요즘은 뜸해졌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