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박’
◆‘옹박’
말이 더 필요 없을 노와이어 액션의 대명사 ‘옹박’. 2004년 국내 개봉 당시 새로운 액션 스타일에 목말라하던 국내 남성 관객들의 대단한 호응과 찬사를 받았다.
농프라두라는 평화로운 태국의 한 시골 마을에서 수호신 격인, ‘옹박(불상의 머리)’이 도난당하고 만다.마을의 청년 이럼(토니 자)은 ‘옹박’을 찾아 나서고 그것을 되찾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온갖 역경과 모험으로 영화는 진행된다.
눈치 챘겠지만, ‘옹박’의 줄거리는 어떤 점에서 너무 뻔하고 새로울 것이 없다. 중요한 것은 ‘옹박’이 애초부터 뛰어난 줄거리 혹은 완벽한 연출력을 노린 작품이 아니라는 사실. 영화 ‘옹박’의 재미는 순전히 ‘액션’과 ‘몸’, 뭐니 뭐니 해도 주인공을 맡은 토니 자가 보여 주는 무아이타이의 현란함에서 비롯된다.
과장을 즐기는 홍콩식 스턴트나 카메라와 컴퓨터그래픽을 통한 트릭을 완전히 배제한 채 말 그대로 순수한 몸의 기술을 보여 준다. 토니 자의 움직임은 인간이 가질 수 있는 한계를 끝까지 보여 주는 듯한 경지에 가까워 찬탄을 불러일으킨다.
국내에서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태국 영화로 ‘옹박’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최초로 소개되었다.
전혀 다른 액션의 문법, 치명적 상해를 입힐 정도의 강렬한 액션을 현실성 있게 보여 준다는 점에서 관절이 꺾이고 근육이 조이는 장면에 소름부터 먼저 돋는 시청자라도 봐둘 만하다.
원제 ‘Ong-Bak, Muay Thai Warrior’(2003년). 감독 쁘라치아 삔깨우. 100분. 15세 이상. ★★★
◆가타카
유전자 지도가 완전히 공개된 이후의 미래를 그린 SF 영화. 유전자의 우열이 새로운 신분제가 된 미래를 암울하고 냉정한 시선으로 진단한다. 열성을 극복하려 고군분투하는 빈센트 역의 에단 호크와 완벽한 우성 인간으로 출연하는 우마 서먼, 주드 로의 연기와 매력이 볼 만하다. 원제 ‘8번째 날(The Eighth Day·1998년)’. 감독 앤드루 니콜. 106분. 15세 이상. ★★★★ 강유정 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