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용인시 예절교육관 수강생인 주부와 농협 직원들이 9일 용인시 원삼면 원삼농협 교육센터에서 절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 사진 제공 원삼농협
9일 오전 경기 용인시 원삼면 원삼농협 교육센터.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주부와 농협 직원 등 26명이 구령에 맞춰 절하는 법을 배우고 있었다.
“여자 큰절은 먼저 왼 무릎을 꿇고 오른 무릎을 가지런히 꿇은 다음 깊숙이 앉아야 해요.”
강사의 설명에 따라 진지한 표정으로 큰절을 연습하던 몇몇 수강생이 풀썩 주저앉자 곧 강의실은 웃음바다가 됐다.
이들은 용인시 예절교육관의 ‘찾아가는 예절교육’ 수강생들.
2003년 설립된 용인시 예절교육관은 쇄도하는 교육 희망자를 모두 받아들일 수 없어 이달부터 20명 이상 신청자가 있는 곳으로 전문 강사가 직접 찾아가 교육을 하고 있다. 이미 8월에 4, 5개 부녀회, 소방서, 군부대 등이 교육을 신청해 이달 들어 매주 강사를 파견하고 있다. 용인시청에서는 지난해 1700여 명의 직원이 예절교육을 받았다.
이날 함께 예절교육을 받은 원삼농협 주미숙(52) 과장은 “예절은 마음에서 우러나와야 하는 것인 만큼 예절교육을 통해 마음을 다스리고 남을 배려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며 “대인관계는 물론 업무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런 예절교육 과정이 용인시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2000년 경기 안양시에 예절교육관이 처음 들어선 이후 대전, 경기 수원시 평택시 등이 앞 다투어 예절교육관을 설립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성인을 대상으로 한 예절교육 과정이 크게 늘고 있다.
안양시 예절교육관의 경우 설립 초기에는 성인 수강생이 1000여 명에 그쳤으나 지난해에는 4000여 명, 올해 상반기에만 3000여 명이 예절교육을 받았다.
이처럼 예절교육을 받는 성인들이 늘어나는 것은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예절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
수강생 김미숙(33) 씨는 “아이들을 예의바르게 키우고 싶으면 나부터 배워야겠다고 생각해 교육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윤귀례(尹貴禮) 용인시 예절교육관장은 “최근 예절교육을 받는 성인이 많이 늘고 있다”며 “평소 아이들을 학교에만 맡겨뒀던 맞벌이 부부들도 직접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