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웨스트항공사 직원들은 더 많이 일하고 조금 덜 받는다. 그러나 미국에서 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 중의 하나로 꼽힌다. 직원들은 활기차고, 자율적이고, 일을 즐기고, 충성심이 강하다. 사람들은 이 회사가 훌륭한 기업이라고 말한다. 비결이 무엇일까?
그들의 비즈니스 모델은 간단하다. 치밀한 전략도, 첨단 기술도 없다. 크고 작은 많은 항공사가 사우스웨스트의 성공을 부러워하며 경영전략을 모방하려 했다.
뱅가드, 리노, 키위에어 등 신생 항공사는 사우스웨스트를 벤치마킹하여 따라했다. 그러나 실패했다. 컨티넨털, 유나이티드 등 일부 메이저 항공사들 역시 사우스웨스트의 비즈니스 모델을 차용했지만 실패했다. 사우스웨스트는 아무도 모방할 수 없는 경쟁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인 허브 켈러허는 이 비결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내가 관심을 가지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자산이다. 그것은 다른 경쟁사들이 도저히 모방할 수 없는 경쟁력이다. 내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바로 우리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애사심, 즉 기업문화나 정신을 잃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그 정신을 잃으면 우리가 가진 가장 소중한 경쟁력을 잃어버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정신과 문화, 즉 사람이 사우스웨스트의 모방할 수 없는 경쟁력이다.
이 책은 사우스웨스트항공사를 비롯하여 가장 성공적인 기업 8개의 사례를 심층적으로 다루고 있다. 독자들은 마이크로소프트조차 20년이 걸렸던 시가총액 1000억 달러의 기록을 12년 만에 달성한 첨단 정보기술(IT) 산업의 시스코시스템스를 밀착 관찰할 수 있다. 또한 사양 산업에서 성공을 건져 낸 미국 최대의 남성 맞춤복 회사인 맨스웨어의 내부로 잠입할 수 있으며, 노사 갈등 때문에 문을 닫았다가 가장 모범적인 노사 화합을 이뤄 낸 NUMMI의 감동적 반전을 흠뻑 맛볼 수 있다.
구체적인 기업들의 사례를 다루고 있지만 이 책은 단순한 사례집이 아니다. 지나치게 전략과 효율성에만 몰두하는 경영이론의 허구성을 강하게 비판하고 ‘사람의, 사람에 의한, 사람을 위한 기업’의 효과와 성공의 요소를 체계화한 좋은 이론서라 할 수 있다.
저자들의 결론은 분명하다. 일맛을 아는 직원들, 공정한 대우와 성취감을 주는 업무 및 현장을 제공하는 경영, 공동체 의식과 가족적 분위기 속의 직원 존중 문화가 최고 기업들의 성공 비결임을 역설한다.
특히 인재전쟁의 강박감 속에서 일반화되어 가는 5∼10%의 유능한 직원들에 대한 특별관리가 ‘소수를 보호하기 위해 다수를 소외’시키는 독소가 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
평범한 사람들로 하여금 100% 능력을 발휘하게 함으로써 현장에서 그 평범한 위대함이 발현되게 하는 것이 바로 경영의 묘책임을 설파하고 있다. 제프리 페퍼의 내공이 돋보이는 쉽고 재미있고 명쾌하고 설득력 있는 좋은 책이다.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