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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마당/안우환]‘영원한 안식’ 樹木葬장점 많다

입력 | 2005-09-15 03:12:00


최근 수목장(樹木葬), 꽃장 등 새로운 개념의 장법이 등장해 추석 화제로 삼는 집이 많을 것이다. 수목장이란 사람이 죽으면 화장을 하여 그 골분을 지정된 수목의 뿌리에 묻는 것을 말한다. 지난해 9월 고(故) 김장수 고려대 학장의 제자인 변우혁 교수가 스승의 장례를 수목장으로 치르면서 알려졌다. 최근 수목장에 관한 심포지엄도 열리는 등 수목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수목장에 대한 일반 국민의 인식이 좋은 것은 죽음 이후 영원한 자연 회귀에 대한 욕구가 현대인들 사이에 충만해져 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친환경에 대한 인식이 우리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높아져 가고 있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최근 납골이 인기를 얻어 유행하고 있는데 매장을 고집하던 인식이 변화함에 따라 우리 국민의 장법도 빠르게 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장법은 영원한 안식을 구하는 데 모순을 안고 있다. 서울시립묘지의 경우 30년 시한부인 데다 납골 또한 기한제와 납골묘의 폐해 등으로 수십 년 이후를 생각하지 못한 장법이다. 이에 비해 수목장은 영원히 자연으로 온전히 돌아갈 수 있는 장점과 50년생, 100년생 성목으로 묘지 강산을 울울창창한 금수강산으로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다.

수목장은 1990년대 스위스가 좁은 국토의 효율적 관리를 위하여 처음으로 도입했다. 현재는 독일의 헤센 주를 비롯해 일본 등에서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일본은 꽃장이라고 해서 꽃나무 밑에 화장한 골분을 묻어 주는 방법도 성행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새로운 장법은 한국에도 곧 그 뿌리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수목장이 우리 민족에게 그리 낯설지 않은 것도 수목장의 도입 전망을 밝게 하는 이유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수목과 친근한 민족이 아니었던가. 나무를 통해 인간의 염원이 하늘과 통한다는 전통적 우주관을 갖고 있는 데다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으로서의 나무신, 성황당 나무 등에 대한 친밀감도 있다.

추석 때 모처럼 가족을 만나 새로운 장법인 수목장과 꽃장 등에 대해 얘기하는 시간도 가져 보자.

안우환 서울보건대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