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방랑시인 김삿갓이 호남지역 고을 이름을 넣어 지은 ‘호남시’의 일부. 사진 제공 구사회 교수
조선 후기의 방랑시인 김삿갓(본명 김병연·金炳淵·1807∼1863)의 시 12편이 새로 발견됐다.
선문대의 구사회(具仕會·국문학) 교수는 15일 “조선시대 과거시험용 시를 모은 과체시(科體詩) 모음집인 ‘동시(東詩)’라는 시집 필사본에서 14편의 김삿갓 시가 수록돼 있는 것을 확인했으며 이 가운데 12편은 처음 알려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시집은 전남 나주의 한 고택에서 발견됐으며 김삿갓이 세상을 떠난 뒤인 19세기 말에 편집된 것으로 구 교수는 추정했다.
12편의 시 가운데 주목되는 것은 나주 전주 등 호남 53개 고을의 이름을 넣어 만든 ‘호남시(湖南詩)’. 구 교수는 “이 시들은 나주 전주 등의 지명을 이용해 언어 유희 및 사회 풍자를 노래한 작품으로 전통 한시가 변형되면서 근대시로 이행해 가는 과정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구 교수는 10월 8일 선문대에서 열리는 국제어문학회 가을 학술대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