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부가 성인등급 영화를 볼 수 있는 나이를 현행 만 18세에서 19세로 높이기로 하는 법률 개정안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하겠다고 나서면서 영화 성인등급을 둘러싼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문화부는 최근 ‘영화 및 비디오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안’을 마련하면서 “현재 성인물 등급 기준이 ‘영화 18세’와 ‘방송 19세’로 청소년에게 혼선을 주고 있어 성인영화 등급을 청소년보호법상의 청소년 기준인 19세로 일괄 적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문화부는 당초 현행 관람 등급 나이를 유지하는 안을 마련했으나 청소년 관련 나이를 단일화하자는 국무조정회의의 의견을 수용했다. 성인등급 상향 조정은 1999년과 2001년에도 제기되었으나 국회에서 부결된 바 있다.
영화계는 물론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영화정책을 관장하는 영화진흥위원회도 문화부 의견에 반대한다. 영화인회의(이사장 이춘연)는 최근 발표한 성명에서 “영화가 술 담배와 같은 등급에 놓이는 것은 서글픈 일이며 문화의 향유는 확장되어야 한다”며 “성인등급을 14세, 17세로 각각 규정하는 프랑스, 미국과 비교해 볼 때 국제적 기준과 시대적 추세에도 역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에 제출된 법률안은 국정감사가 끝나는 대로 국회 상임위원회 심의를 거쳐 본회의로 넘겨질 예정. 그러나 상임위에서 다시 ‘18세’로 수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문광위 소속 이광철(열린우리당) 의원은 21일 “성인물에 대한 연령 제한이 낮아지고 있는 세계적 추세를 감안할 때 나이를 높여 영상물에 대한 접근을 막는다는 발상은 시대착오적이라는 의견을 가진 의원이 많다”면서 “이번에도 ‘19세’안이 통과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재 기자 sj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