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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옛도심을 화려한 전시공간으로!

입력 | 2005-09-22 06:55:00


원도심 공동화가 급속도로 진행 중인 대전 중구 은행동 한편의 대전지방보훈청 별관.

1999년 국립농산물 품질관리원이 입주했다 떠난 뒤 줄곧 비어있던 이 건물이 6년만에 화려한 전시 공간으로 변신한다.

대전시립미술관은 ‘찾아가는 열린 미술관 프로젝트’의 하나로 23일부터 11월 20일까지 아시아건축연구실(ATA·대표 한필원 한남대 건축학부 교수)과 함께 ‘산책-건축과 미술전’을 연다.

프로젝트 첫 사업을 원도심 살리기로 잡은 미술관은 마침 문화재청 의뢰로 이 건물에 대한 근대건축물 기록화 사업을 진행하던 ATA와 미술전을 열기로 합의했다.

대전지방보훈청 별관은 1958년 농산물 검역소 용도로 건축된 2층(연건축면적 247m²) 근대 건축물. 2000년 대전지방보훈청 소유로 이전됐고 2004년 등록문화재 100호로 등록됐다.

“대전 미술의 뿌리였던 원도심이 도심 이동으로 점차 쇠락해 져서 늘 아쉬웠어요.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의 발길이 다시 원도심으로 이어졌으면 해요.”

전시 준비에 여념이 없는 김민기 대전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시에서는 근대건축물의 상징적인 이미지와 독특한 공간미를 활용하는데 특히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산책-건축과 미술전’에는 판화 조각 설치 사진 공예 등 분야의 작가 7명이 참여했다.

정장직(판화)은 도시형 인간을 표현한 얼굴 작품을 창문에 설치했다. 이상봉(조각)은 충남도청과 대전역, 그리고 그 주변 등 원도심 풍경을 석고로 제작한 건물 미니어처로 연출했다.

권종환(설치)은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는 솜 작품을 천정에 내걸었고, 유재중(공예)은 금속 형상을 작품으로 만들어 창과 문 등에 전시했다. 이동석(설치)은 건물 공간을 이용한 꽃 설치 작품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전재홍(사진)은 근대사건을 주제로 작품을 선보인다. 또 소록도 한센 병력자로 두 다리와 손가락을 잃은 장기진 씨의 대형(2×2.5m) 흑백사진이 전시된다.

ATA는 건물 외벽에 설치한 대형 스크린을 내걸고 불과 물의 관계를 그린 영상물 ‘비트윈’을 선보인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