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으로 데이트를 하러 나온 홍세경(왼쪽) 황보현 씨가 징검다리에서 물 장난을 하고 있다.
《새로 단장된 청계천은 데이트 명소다. 도심을 가르는 맑은 물, 각양각색의 다리, 아름다운 밤 조명 등 천변 풍경이 ‘연인 사이의 열기’를 고조시키기 때문. 그러나 무작정 가면 “성의 없다”는 핀잔을 듣기 마련이고 흥도 깨진다. 연애도 정보력에 좌우되는 요즘, 청계천을 알고 가면 연인의 마음을 잡을 수 있다. 그 전략 7가지.》
① 청계광장에서 만나라
청계천이 시작되는 ‘청계광장’은 만남의 장소로 적격.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5번 출구의 동아미디어센터 앞이다. 광장 바닥에는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이 설치돼 있고 길이 60m로 축소된 청계천 미니어처, 분수와 2단 폭포도 있다. ‘연애 교과서’의 저자인 연애 컨설턴트 송창민 씨는 “어떤 장소에서 만나느냐가 그날 분위기를 좌우한다”고 말했다.
② 문화행사를 즐기며 어색함을 없애라
함께 문화 이벤트를 보면서 분위기를 띄워보자. 서울시는 유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거리의 악사처럼 청계천 곳곳에서 공연할 ‘청계천 아티스트’ 50팀을 선발했다. 연주 노래 퍼포먼스 댄스 묘기 등 다양한 이벤트가 청계광장, 광통교 위, 장통교 위, 세운교 위, 비우당교 아래, 비우당교와 무학교 사이, 무학교 아래, 두물다리 부근 수변데크에서 펼쳐진다.
③ 청계천 역사와 유적을 알고 가라
청계천의 역사를 공부하고 가면 연인에게 지적인 인상을 줄 수 있다. 광통교를 지날 때 “이건 조선시대 청계천 다리 중에 가장 큰 거래”라는 등의 말을 건네는 것. 그러나 지나치게 아는 체하면 역효과. 송 씨는 “이게 뭔지 아니?”라고 하지 말고 “너에게 가르쳐 주려고 일부러 공부하고 왔어. 이건 말야…”라고 ‘밉지 않게 아는 척’ 하라고 강조했다.
④ 패션타운 헌책방거리 문화관을 활용하라
취향에 따라 주변 시설물을 이용하는 센스를 발휘해 보자. 쇼핑을 좋아하면 청계천 산책 뒤 인근 동대문 패션 타운에 들러보자. 10월 1∼8일에는 복원을 기념한 대규모 세일 행사가 열린다. 동대문운동장 안에는 풍물시장, 청계 5가 마전교 앞에는 광장시장 먹자골목, 청계 5, 6가 평화시장 1층에는 헌책방 골목이 있다. 26일 문을 여는 청계천 문화관도 추천.
⑤ 다리를 거닐며 기념사진을 찍어라
파리 센강에 미라보와 퐁네프 다리가 있다면 청계천에는 두물다리 나래교 광통교 등 22개의 다리가 있다. 이 중 마음에 드는 다리를 함께 건너며 기념사진을 찍어보자. 만난지 얼마 되지 않은 연인들이 부담스럽지 않게 팔짱을 끼거나 어깨에 손을 올릴 수 있는 기회. 황학교와 비우당교 사이 ‘소망의 벽’, 오간수문 상류의 문화의 벽도 사진 찍기 좋다.
⑥ 동심(童心)으로 돌아가라
아이처럼 천진난만하게 놀면서 분위기를 고조시켜 보자. 청계천에서는 목욕이나 수영을 할 수 없지만 손발을 잠깐 담그고 물장난을 하는 정도는 괜찮다. 하류로 갈수록 자연의 분위기를 더욱 느낄 수 있는데 특히 하류 고산자교 부근에 조성된 버들습지는 다양한 생물이 살 수 있도록 갯버들 꽃창포 등 수생 식물을 심어놓은 곳이다.
⑦ 조명이 멋진 물가에서 사랑을 고백하라
사랑을 고백하는 데는 ‘무드’가 관건. 송 씨는 “연애는 설득”이라며 “고백할 때의 무드는 고백을 전해 주는 배경 음악”이라고 말했다. 황학교와 비우당교 사이 ‘리듬벽천(壁川)’이 추천할 만하다. 벽면을 타고 흐르는 물에 5가지 색깔이 혼합된 조명이 낭만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벽천 앞에 설치된 돌 징검다리 위, 비우당교 쪽으로 걸어가면 나오는 터널 분수도 좋다.
채지영 기자 yourca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