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홍만(왼쪽)이 밥 샙을 향해 위협적인 킥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 제공=K-1 한국공식홈페이지(www.K-1KR.com)]
“최홍만(사진)이 이겼다.”
23일 오사카돔에서 열린 2005 K-1 월드그랑프리 개막전 메인이벤트에서 ‘테크노 골리앗’ 최홍만(24)이 미국의‘야수’ 밥 샙을 물리쳤다.
K-1 무대에 데뷔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최홍만은 엄청난 파워의 소유자 밥 샙과 난타전을 펼치며 다운 한차례를 빼앗은 끝에 2-0 판정승(29-28. 30-28, 29-29)을 거두었다.
‘오 필승 코리아‘를 배경 음악으로 결연하게 링에 오른 최홍만은 다소 긴장한 표정이었다. 그러나 근성의 최홍만은 초반 밥 샙의 무차별 공격이 이어지자 오히려 오기가 살아나 무서운 펀치력을 보여주었다.
최홍만(왼쪽)이 밥 샙과 치열한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 제공=K-1 한국공식홈페이지(www.K-1KR.com)]
특히 무게가 실린 밥 샙의 강펀치를 몇 차례 허용하고도 흔들리지 않는 강한 맷집을 과시했고 오히려 코너로 밀어붙이는 등 밥 샙을 힘에서 압도했다.
지난 3월 서울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성공적인 K-1 데뷔 무대를 가진 최홍만은 이후 6전 전승의 파죽지세로 오는 11월 19일 도쿄에서 열리게 될 월드그랑프리 파이널까지 직행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그동안 B급 상대 들만을 상대해 격투기 선수로서 확실한 검증을 받지 못했던 최홍만은 최고의 파워를 자랑하는 밥 샙을 꺾으면서 확실한 정상급 파이터로 우뚝 서게 됐다.
K-1 월드그랑프리 2005 오사카 개막전
두 선수의 결전은 이날의 메인이벤트답게 명승부였다.
1라운드 공이 울리자마자 난타전을 시작한 두 선수는 몇 차례 유효 펀치를 교환하며 링 위에 불꽃을 튀겼다. 1라운드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최홍만은 밥 샙의 펀치를 맞고 휘청거리기도 했으나 클린치로 위기를 벗어나며 여유를 되찾았다.
최홍만이 밥 샙을 꺾은 후 태극기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사진 제공=K-1 한국공식홈페이지(www.K-1KR.com)]
2라운드에도 밥 샙은 초반 무섭게 돌격하며 공격을 주도했으나 최홍만 역시 지지 않고 맞받아쳤다. 서로 체력이 떨어지며 장기간 탐색전을 벌이던 두 선수는 나란히 경고를 받기도 했다. 이후 거리를 두며 잽으로 공략하던 최홍만은 2라운드 공이 울리기 직전 힘이 빠진 밥 샙을 코너로 몰며 연타를 날렸다.
3라운드 다시 기운을 차린 밥 샙은 최홍만의 안면을 가격하는데 성공했으나 최홍만도 잽으로 밥 샙을 공략했다.
3라운드 시작 후 30초가량이 지났을 무렵. 최홍만이 클린치 상황에서 날린 회심의 무릎 공격이 밥 샙의 얼굴을 정확히 강타했고 이어 연타 공격이 이어지자 심판은 밥 샙의 스탠딩 다운을 선언했다. 얼굴에 출혈이 심해졌지만 밥 샙은 마지막까지 저항하며 주먹을 뻗는 투혼을 발휘했다. 최홍만은 다운을 빼앗은 상승세를 계속 이어가지 못했으나 밥 샙의 막판 공격을 클린치로 무력화 시키고 잽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승리가 확정된 후 최홍만은 마이크를 들고 “월드그랑프리 파이널에 진출해 기쁘다. 이곳에 와주신 한국 팬들에게 감사하다. 더욱 노력하는 선수가 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번 대회 문자 이미지 중계가 시작된 K-1 한국공식 홈페이지(www.k-1kr.com)는 중계가 시작된 오후 4시부터 대회가 종료된 8시 30분여까지 총 70만명 이상의 방문자 수를 기록, 서버가 다운되는 등 이번 최홍만 경기의 뜨거운 열기를 실감케했다.
▶ 2005 K-1 월드그랑프리 개막전 상보
K-1 월드그랑프리 2005 오사카 개막전
정진구 스포츠동아 기자 jingoo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