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어는 75-75. 남은 시간은 1.7초. 고려대와 연세대 응원단 1만여 명의 시선이 한군데로 몰렸다.
자유투 라인에 선 고려대 차재영. 그의 손을 떠난 볼이 가볍게 골 망을 흔들었다. 붉은색 물결의 고려대 응원석에선 “와” 하는 감탄사가 쏟아졌고 연세대 쪽에선 “아” 하는 탄식이 쏟아졌다. 숨 막혔던 접전이 마침내 고려대의 짜릿한 역전승으로 마감되는 순간이었다.
23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고려대와 연세대의 2005 고연 정기전 농구 경기.
고려대는 졸업반 센터 주태수(21득점)와 결승골의 주인공 차재영(20득점)의 활약에 힘입어 연세대를 76-75로 눌렀다. 이로써 고려대는 2001년 이후 4년 만에 정기전 농구경기에서 연세대를 꺾는 기쁨을 누렸다.
반면 연세대는 가장 먼저 열린 야구경기에서 3-0으로 완승을 거둬 역시 3연패 이후 4년 만의 설욕에 성공했다. 아이스하키에서도 3-1로 이겨 2003년부터 3연승에 성공. 이로써 연세대는 중간 전적 2승 1패로 한 발짝 앞서 나갔다.
24일에는 잠실 주경기장에서 럭비와 축구가 벌어진다. 연세대로선 1승만 올리면 종합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고려대는 최근 5년간 럭비(3승2패)와 축구(3승1무1패)에서 모두 앞서 있고, 2002년 이후 한 번도 진 적이 없어 짜릿한 역전극을 기대하고 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