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담당하는 모든 업무를 다양하게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특히 그동안 ‘금녀의 벽’이 두터웠던 특공대원에 꼭 도전하고 싶었습니다.”
인천지방경찰청 특공대에서 근무하는 권혁실(33) 경장은 지방경찰청 특공대 최초의 여성 경찰관이다.
1995년 경찰 생활을 시작한 그는 인천 중부경찰서 생활질서계에서 청소년 유해업소 단속 업무를 담당하다가 7월 특공대에 지원해 합격했다.
시민을 인질로 잡는 테러 사건이 발생할 경우 범인을 신속하게 제압한 뒤 인질을 무사히 구출하는 것이 특공대 임무.
업무가 힘든 만큼 지원한다고 해서 누구나 특공대원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옥훈련’으로 통하는 6주간의 교육을 통과해야 한다.
매일 오전 3시간씩 반복되는 준비 체조와 산악구보, 피가 거꾸로 솟는다는 헬기레펠 훈련은 기본.
전투화를 신은 채 남성 유단자와 맞대결하는 무도 훈련과 항공기, 은행, 주택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별 테러진압훈련 등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은 훈련이 계속됐다.
온몸이 시퍼런 멍투성이로 변했고, 체중이 5kg이나 빠졌다. 손에 화상을 입고 허벅지 근육이 파열되기도 했다.
특공대에 지원할 때 체력만큼은 남들에게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했지만 강도 높은 훈련 앞에서 조금씩 흔들리기도 했다.
“가끔 주저앉고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저를 따라 특공대원이 되려는 여경 후배의 얼굴이 떠올라 다시 일어섰습니다.”
회사원인 남편과 결혼해 6살배기 아들을 둔 엄마인 그는 체격이 왜소한데다 항상 부드러운 미소를 잃지 않아 겉으로 보기에는 가녀린 인상이다.
하지만 그는 경찰에 투신하기 전까지 태권도 국가대표 선수로 이름을 날렸다. 태권도 공인 5단으로 1991∼93년 열린 태권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회 연속 우승했다.
유치원에 다니는 아들을 제대로 보살피지 못해 늘 미안하다는 그는 “아직 서툰 부분이 많지만 더욱 실력을 갈고 닦아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베테랑 특공대원이 되겠다”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