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냐스키의 무릎은 내 얼굴에 닿지 않을 것이다. 파리 때려잡듯 눌러주겠다.”
키 218cm의 최홍만(24)이 11월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2005 K-1월드그랑프리 8강전에서 맞붙을 ‘K-1의 황제’ 레미 보냐스키(29·네덜란드)에게 자신 넘치는 도전장을 내놓았다.
보냐스키가 누군가. 2003, 2004 K-1월드그랑프리를 2연패하고 피터 아츠와 어네스트 후스트(이상 네덜란드)가 양분하던 K-1을 천하통일한 명실상부한 ‘현역 최강 파이터’. 키 193cm, 몸무게 104kg의 신체조건에 ‘플라잉 니킥(공중 무릎찍기)’, ‘플라잉 하이킥(공중 상단발차기)’ 등 뛰어난 발기술은 다른 선수들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 보냐스키가 대진 상대로 최홍만을 직접 지목했다.
보냐스키는 최홍만이 밥 샙(미국)과의 경기에서 보인 하체의 약점을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 최홍만은 펀치를 내뻗을 때 균형이 쉽게 무너지고 밥 샙의 살짝 건드리는 가벼운 로킥에도 중심이 쉽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밥 샙을 꺾은 뒤 분위기를 타며 기세등등한 최홍만도 호락호락하게 물러서지는 않을 각오다.
일본의 스포츠전문지 산케이스포츠는 25일 “최홍만이 데뷔 8개월 만에 K-1 사상 최단기간 우승을 노리고 있다”며 “3연패를 위해 진격하고 있는 보냐스키에게 최홍만이 파리 때리기 같은 펀치로 응수하겠다고 도전장을 던졌다”고 보도했다.
이종격투기 전문지 ‘엠파이트’의 이교덕 기자는 “최홍만이 밥 샙과의 경기에서 기술은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근성과 정신력, 즉 맷집이 크게 성장했다”며 “하체 공격에 대한 방어기술과 펀치력을 더욱 기르면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최홍만은 27일이나 28일경 일시 귀국해 휴식을 취한 뒤 주말에 다시 일본으로 가 훈련에 몰두할 예정이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