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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홈]현장에서/아직도 ‘부동산 不敗’ 꿈꾸시나

입력 | 2005-09-28 03:01:00


‘8·31 부동산 종합대책’의 공세는 위력적이었다.

서울 강남 지역과 경기 성남시 분당신도시 등지에서 급매물이 늘고, 토지시장에도 급매물이 쌓이고 있다고 한다. 조만간 부동산시장이 안정을 찾고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런데도 일반 투자자들의 부동산에 대한 관심은 여전한 것처럼 보인다.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9일까지 누리꾼(네티즌) 787명을 대상으로 ‘노후 대비를 위해 어떤 재테크를 선호하는가’를 온라인 설문조사한 결과 가장 많은 응답자(24.1%)가 ‘부동산’을 꼽았다.

이 기간은 ‘8·31 대책’을 포함한 각종 부동산시장 안정 대책이 동시 다발적으로 발표되면서 정부의 강력한 의지 표명이 최고조에 이를 때였다.

이 조사에서는 예금 및 적금(21.9%)이 2위를 차지했고 △직접 주식투자(19.3%) △간접투자 상품(19.1%) △변액 보험(14.0%) △골프회원권 등 각종 회원권(1.6%) 등이 뒤를 이었다.

조사 결과를 통해서 ‘부동산 불패’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생각보다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1970년대 이후 1990년대 초중반과 외환위기 직후를 제외하곤 한 번도 집값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에서 굳어진 학습 효과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번 대책 이전의 시장 상황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과거와 달리 집값 상승이 전국적인 현상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강남 지역과 성남시 분당신도시, 용인시 등 일부 고급 주택 수요가 몰린 지역에서 국지적으로 나타난 것이었다.

토지시장은 전국적인 현상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었다. 하지만 이 역시 행정도시, 기업도시, 혁신도시와 같은 대형 개발사업이 전국적으로 추진되는 것이 원인이었다.

이는 부동산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고, 확실한 재료가 있어야만 가격이 오른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돈을 묻어 두고 무조건 기다리면 가격이 뛰던 시절은 지나갔다는 얘기다.

게다가 앞으로 보유세나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 관련 세금이 크게 늘어나 부동산 투자 리스크는 훨씬 커지게 됐다.

이제 부동산 투자에서도 자신에게 맞는 투자 상품을 고르고, 완벽한 자금 조달 계획을 세우는 등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시대가 왔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