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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동서남북/일선 공무원들은 똑바로 걸어라?

입력 | 2005-09-28 08:03:00


“(심대평) 지사께서 3선을 마무리 하는 시점인데 공무원이 정치에나 관심을 가져 도정이 흔들리는 모습으로 비칠까 걱정입니다.”

26일 오전 11시 충남도청 기자실. 충남도청 이전추진위가 추진 성과를 발표하기 위해 마련한 기자간담회 직전에 갑자기 임형재 정무부지사가 나타났다.

그는 “최근 충남도 고위 공무원이 대거 지방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며 “출마를 위해 명예퇴직을 신청한 공무원은 그렇다 치더라도 아직 출마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공무원에 대해서는 추측성 보도를 자제해 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임 부지사는 “나 자신도 출마 예상자로 분류돼 곤혹스럽다”고 덧붙였다. 그는 심 지사가 추진하는 신당에 참여해 차기 천안시장에 출마할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그의 말이 끝나갈 무렵 오찬규 도청이전 추진위원(충남도의원·보령)이 기자실로 들어왔다. 그는 임 부지사와 마주치자 악수를 건네며 인사말처럼 건넸다.

“기자실에 웬일이예요. (차기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그만둘 날이) 얼마 남지 않았잖아요.”

요즘 충남도는 선거 바람에 휩싸여 있다. 유덕준 행정부지사가 6월 부시장 부군수 회의에서 “출마하려면 미리 나가 준비하고 그렇지 않으면 흔들림 없이 업무에 충실하라”고 일침을 가할 정도.

고위 공무원의 자치단체장 출마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신당의 최우선 목표가 지방선거 압승이기 때문에 “신당 창당이 선거 바람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방선거 출마를 결심했거나 저울질 하는 공무원 가운데 일부는 “심 지사와 함께 가겠다”며 내락을 받은 것처럼 ‘신당행’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평소 출마 의사가 없다고 밝혀온 일부 고위 공무원도 신당이 창당되면 심 지사의 ‘특명’을 받아 결국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소문이 무성하다.

과거와는 달리 신문의 행정면보다 정치면에서 도지사의 소식을 자주 접하는 일반 공무원은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모양이다.

심 지사는 분위기를 다잡을 필요성을 인식했는지 얼마 전에는 “신당 추진은 나의 일이니 공무원은 본연의 업무에 열중해 달라”고 주문했다. 어미 게가 새끼 게에게 “똑바로 앞으로 걸어야지. 왜 자꾸 옆으로 걷니”라고 하는 식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