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복원 공사처럼 수많은 이해 당사자가 관련된 대규모 사업은 아마 없었을 겁니다.”
2년여간의 공사를 마치고 내달 1일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는 서울 청계천.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은 청계천 개장을 앞두고 “다 잘됐지만 수표교를 끝내 복원하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며 그동안의 소회를 밝혔다.
사실 청계천 복원 아이디어를 이 시장이 처음 내놓은 것은 아니다. 과거 시장들도 수차례 언급했던 계획이다. 이를 구체화시킨 사람이 이 시장일 뿐이다.
“청계천과의 인연은 제가 현대건설에 입사했을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복개 공사 때 현대건설이 복개와 삼일고가도로 건설에 참여했기 때문이죠.”
동영상으로 보는 청계천 | 사진으로 보는 청계천
이 시장은 현대건설 재직 당시 이미 청계천 지하에서 일산화탄소, 메탄가스로 인해 폭발 사고가 몇 차례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시장 출마를 앞두고 자료를 모으는데 주변에서 모두들 반대했고 특히 정치적으로는 절대 해서는 안 된다고도 하더군요. 하지만 ‘이 정도의 일도 안 하고 보통 정치인 공약처럼 막연하게 출마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추진했습니다.”
과감하게 시작했지만 청계천 복원공사는 시작 단계부터 주변 22만 명의 상인, 1500여 명의 노점상과 갈등을 빚었다. 이들과 시 직원들이 4200여 번을 만나 대화하고 설득하는 작업이 가장 어려웠다고 한다.
“설득 과정에서 ‘첫째, 어떤 보상도 없다. 둘째, 공사가 완료됐을 때 환경과 맞지 않는 업종은 옮겨준다. 셋째, 이 모든 약속은 문서가 아니고 말로 한다’고 하자 사람들이 기가 막혀 하더군요.”
이 시장은 “처음에는 기공식 전날에야 기공식하는 것까지만 양해를 얻고 공사를 시작할 정도로 어려웠다”며 “하지만 일관된 이야기가 진실로 받아들여지자 모두들 이해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청계천 주변은 이미 복원 공사로 주변 도심 기온이 내려가고 물고기, 새가 찾는 등 환경부터 변하고 있다. 서울시는 주변 시장, 음식점 등 상권이 활성화되면 연간 200만∼300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시장은 “청계천은 단순한 하천이 아니라 서울의 역사와 미래를 관통하는 살아있는 물줄기”라며 “파리의 센 강처럼 모두가 아끼고 사랑하는 공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