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은 통일전쟁’이란 주장을 폈던 강정구(姜禎求·사진) 동국대 사회학과 교수가 30일 미군정 당시 공산·사회주의 체제를 선택했어야 한다고 주장해 또다시 파문이 일고 있다.
강 교수는 이날 서울대 문화관에서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주최로 열린 한반도 정세 토론회에서 “1946년 미 군정청의 여론조사에서 공산·사회주의 지지는 77%, 자본주의 지지는 14%였다”며 “당시의 조선 사람 대부분이 원하는 것이면 그 체제를 택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한미 동맹으로 한국 사회의 기성 주류는 일제 40년, 미국 신식민지 지배 60년 등 100년간 노예 노릇을 해 와 자신들이 자발적 노예주의자라는 사실조차 의식하지 못하는 상태”라며 “한미 군사동맹을 (폐기하고 한미 관계를) 우호친선 관계로 바꾸고 동북아 경제평화협력체 형성에 남북한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미 동맹은 근본적 속성상 반민족적, 반평화적, 반통일적”이라며 “한미 동맹이 없었다면 친일파 청산, 통일국가 수립 등이 좌절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 교수는 발제문에서 박관용(朴寬用) 전 국회의장, 조순형(趙舜衡) 전 민주당 대표, 박근혜(朴槿惠) 한나라당 대표, 이회창(李會昌) 전 한나라당 총재, 신기남(辛基南) 열린우리당 의원 등의 실명을 거론하며 “친일 청산이 제대로 됐다면 이들 친일파의 후예가 우리 정치사에 발붙일 수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강 교수는 “6·25전쟁에 미군이 개입하지 않았다면 전쟁은 한 달 이내에 이승만 정권의 몰락으로 끝났을 것이며 사상자는 남북한 주민 1만 명에 불과했을 것”이라며 “전쟁으로 희생된 400만 명에게 미국은 원수”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는 논평을 내고 “60년이나 지난 여론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현 체제를 부정하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있을 수 없는 발상”이라고 밝혔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