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좀 살살해.”
한화와 SK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린 1일 인천 문학구장. 이날 한화 톱타자 조원우(34)가 첫 타석에서 안타를 치고 1루로 나가자 SK의 1루수 이호준(29)이 이렇게 한마디 했다.
조원우가 “왜?”라고 묻자 돌아온 대답. “오늘 조범현 감독님 생일인 거 몰라?”
조원우는 2000년부터 올 6월초까지 SK에서 뛰었던 ‘SK맨’으로 이호준과는 절친한 선후배 사이. 하지만 조원우는 애써 이호준을 외면했다. 승부는 승부니까. 공교롭게도 이날 조원우는 1홈런을 포함해 4타수 4안타 3득점의 맹타를 터뜨려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번 준플레이오프전은 조원우처럼 올해 새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선수들이 빛을 발하고 있는 무대.
SK에는 김재현(30)과 박재홍(32)이 있다. 김재현은 1994년 LG에 입단한 뒤부터 지난해까지 10년 동안 LG에서 뛰었던 ‘LG맨’. 하지만 올해 SK로 이적한 뒤 정규 시즌에서 타율 0.315를 기록하며 재도약했고 3차전까지 13타수 5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현대와 기아를 거쳐 올해 SK에 둥지를 튼 박재홍도 정규 시즌에서 타율 0.304의 좋은 타격을 보였고 준플레이오프전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인천=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