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계층을 위해 무료 진료를 펼치고 있는 천사병원. 연합뉴스
“오늘 ‘1004 데이’(천사의 날)를 맞아 그동안 수고하신 천사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4일 개원 3주년을 맞은 ‘천사병원’의 윤창헌 의무원장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 강당에서 열린 개원 3주년 기념행사에 참가한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천사병원은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환자들을 무료로 치료하기 위해 2002년 10월 4일 서울 동대문구 전농1동에 세워진 병원으로 6층 건물에 30여 개 병상, 치과 산부인과 정형외과 등 12개 진료과를 갖추고 있다.
노숙자들에게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는 ‘밥퍼운동’을 전개해 온 다일복지재단이 시민 성금을 모아 이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이 병원은 개원 이후 지금까지 자원봉사자와 기부자 등 ‘천사’들이 운영하고 있다. 병원 건립기금은 1인당 100만 원의 후원금을 기탁하는 ‘1004 운동’으로 마련됐다. 월 1억5000만 원에 달하는 운영비도 회원 1만5000여 명이 각자 1만 원씩 내는 ‘10004 운동’으로 모아진다.
상근 의사는 윤 원장 한 명뿐이지만 자원봉사로 참여하는 의사가 80여 명, 청소 세탁 등 허드렛일을 도와주는 봉사자가 연인원 7000명이 넘는다.
그동안 이 병원의 도움을 받은 외국인 노동자와 독거노인 등은 3만7000여 명.
이 병원 사회복지과 권흥국 과장은 “소외 계층을 위한 ‘밥퍼운동’이 무료진료로까지 발전했지만 이는 사후 조치일 뿐”이라며 “앞으로 이들이 소외될 수밖에 없었던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심신을 모두 치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재영 기자 ja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