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3총사’ 중 마지막으로 빛나다.”
3일 미국 연방대법원 판사에 지명된 해리엇 마이어스(60·사진) 백악관 법률고문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신뢰하는 3대 여성 참모 중 1명으로 꼽힌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나 캐런 휴스 국무부 홍보담당 차관보다 늦게 주목받았지만 부시 대통령에게서 받는 신뢰는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는 것이 미국 언론의 평가.
부인 로라 여사로부터 여성 대법관을 임명하라는 무언의 압력을 받아 온 부시 대통령은 에디스 존스 연방항소법원 판사 등 쟁쟁한 후보자들을 물리치고 판사 경력이 전무한 마이어스 고문을 선택했다.
대다수 법조인은 마이어스 내정자에 대해 “그는 스캘리아나 토머스가 아니다”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가 보수적 성향이지만 앤터닌 스캘리아,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원 판사만큼 무조건적 강경 보수는 아닐 것이라는 관측이다. 오히려 이슈에 따라 중도 진보적인 의견을 보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샌드라 데이 오코너 전임 판사와 성향이 비슷할 것으로 보는 법률 전문가가 많다.
1990년대 초 부시 대통령의 주지사 시절부터 개인 변호사 자격으로 보좌해 온 그는 전형적인 ‘텍사스 사단’의 일원. 아직 미혼인 그는 “일과 결혼했다”고 말할 정도로 ‘일중독자(workaholic)’의 면모를 지니고 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하는 탓에 그의 자동차는 백악관 주차장에 가장 오래 주차돼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시간이 날 때면 라이스 장관과 같은 백악관의 ‘싱글’들과 오페라를 관람하는 것이 취미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