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계약직 여직원이 고객 예금 7000만 원을 몰래 인출하라는 상사의 부당한 지시를 따르지 않고 지점장에게 보고해 금융 사고를 막았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경기 수원시 국민은행 신매탄지점에 근무하는 여윤화(呂胤和·23) 씨는 8월 같은 지점에 근무하는 A 차장에게서 납득할 수 없는 지시를 받았다.
A 차장이 우수 고객인 B 씨의 통장과 인감, 비밀번호를 주면서 7000만 원을 인출하라고 한 것.
여 씨는 휴가 중인 지점장에게 전화를 걸어 이 일을 보고했다. 지점장은 B 씨에게 A 차장에게 예금 인출을 부탁했는지 확인했고 결국 A 차장이 고객 몰래 예금 인출을 시도한 사실이 발각됐다.
여 씨는 4일 국민은행이 분기마다 모범 행원에게 시상하는 ‘국은인상’을 받았다. 이 상의 상금은 200만 원이지만 특별상금으로 1000만 원이 더 지급됐다. 또 정규직 전환 시험 때 유리하도록 인사 점수에 15점의 가점을 주었다.
국민은행 이옥원(李沃源) 홍보팀장은 “계약직 직원으로서 상사의 부정을 감지하고 내부 고발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강정원(姜正元) 행장이 어려운 처지에서도 원칙을 준수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해 두둑한 상금과 인사 가점을 줬다”고 말했다.
한편 A 차장은 직위해제되고 검찰에 고발됐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