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의원동아일보 자료사진
“모든 낙하산 인사가 다 나쁜 건 아니다”는 열린우리당 유시민 의원의 7일 발언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유 의원은 이날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소비자보호원 국정감사에서 “밖에서 왔다고 다 나쁜 것은 아니고 그 시점에 그 기관에 필요한 사람이냐 아니냐를 봐야 한다”며 소보원 김철 부원장을 적극 옹호했다.
김철 부원장은 지난 14대, 15대 새천년 민주당에서 국회의원 보좌관을 지냈으며, 열린우리당 창당 발기인 겸 중앙당 대의원을 지내다 지난 8월 소보원 부원장으로 취임했다.
이날 국감장에서는 열린우리당과 민노당 의원들이 김 부원장에 대해 ‘낙하산 인사’라고 집중 추궁했다.
하지만 유 의원은 이승신 소보원 원장이 공개모집을 통해 선발된 만큼, 김 부원장과 같은 정무형 인사를 통해 대외업무 부분을 보완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펼치며 김 부원장을 감쌌다.
그는 심상정 민노당 의원에게는 “집권하면 이런 일이 전혀 없다고 확언할 수 있느냐, 정권 한번 잡아 보라”, 한나라당 의원들에게는 “8년이나 정권을 잡지 못해 (기억이) 가물가물한 것이 아니냐”고 말해 거센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올려 유시민 의원을 성토했다.
‘아나키즘’은 “유 의원의 발언은 아전인수격”이라며 “어느 날 언변 하나로 노 대통령의 총애를 받고 당의 중추인물로 부상한 유 의원이라 낙하산 인사에 대해 연민이라도 느끼나 보다”라고 꼬집었다.
‘dbstjsql’는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하면 불륜이라더니, 현 정부 하에서 낙하산 인사는 좋은 것이고 다른 정권에서의 낙하산 인사는 부조리란 말이냐”며 “파렴치한 논리”라고 비난했다.
이밖에 누리꾼들은 “유 의원 논리대로라면 독재나 정실인사, 학연, 지연도 능력위주로 했다면 나쁘지 않다는 말인가”, “해박한 이론과 말솜씨로 진솔을 위장해 궤변을 말한다면 그것은 역적질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일부 누리꾼들은 “정권에서 ‘내 사람’ 혹은 ‘내 사람이 천거한 사람’을 자리에 배치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닌가”라며 “어찌 보면 그만큼 사람이 없다는 얘기고, 믿을 만한 사람이 없다는 것이기도 하다. 크게 문제 삼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논평을 내고 “유시민 의원이 고작 1년 반 정도 권력 맛을 보더니 속물이 다 되어버린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구상찬 부대변인은 “주요부처와 국회에 로비하기 위해 정부 산하기관에 낙하산이 필요하다는 얘기냐”며 “유 의원 식이라면 법과 원칙은 헌신짝이고 국가예산은 보는 사람이 임자고 실세가 끌어가게 돼 있다”고 성토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