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에서 주방보조로 일하는 김모(35·여·서울 노원구 상계동) 씨는 올해 초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한 딸아이와 함께 저녁을 먹다가 목이 메었다. 딸아이가 밥상 앞에서 두 손을 꼭 모으고 “하느님 아버지, 꼭 좋은 새 아빠가 생기게 해 주세요”라고 기도를 했던 것. 가족사진을 가져오라는 선생님 말씀에 자기와 엄마 둘이 찍은 사진을 가져갔다가 다른 아이들 사진과 다르다는 것을 안 후 매일 밥 먹을 때마다 이런 기도를 올린다.》
이혼 등으로 홀로 아이를 키우는 ‘모자가정(싱글 맘)’이 급증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경제적 어려움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고립돼 가고 있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본보 취재팀과 가정문제 연구기관인 한국한부모가정연구소(소장 황은숙·黃恩淑)는 8월부터 두 달간 국내 처음으로 서울시내 거주 ‘싱글 맘’ 200가구를 대상으로 설문과 대면 및 반복 조사를 병행한 심층조사를 실시했다.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25개 자치구에서 소득별, 지역별, 학력별로 표준이 될 만한 200가구를 선정해 조사했으며 이 중 116가구가 결과 발표에 동의했다.
조사 결과 싱글 맘 가구의 평균 자녀 수는 2명으로 월 소득은 72만 원 안팎이었다. 이혼에 의한 싱글 맘이 76.9%로 사별(17.3%)보다 월등히 높았다. 연령은 36∼40세가 36.2%로 가장 많았고 41∼45세가 31.4%, 31∼35세가 16.2%를 차지했다. 10명 중 6명은 질병으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었으며 이들 대부분이 심장병, 위염, 협심증, 간염 및 간질 등 중증 질병에 시달리고 있었다. 직장을 가진 싱글 맘 중 35.5%가 하루 8시간 이상 일하는 임시근로자였으며 8시간 미만의 시간제 근무로 생계를 꾸려 나가는 싱글 맘도 27.6%에 이르렀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00년 엄마와 미혼 자녀로만 이뤄진 가구는 총 92만3000가구. 2010년에는 싱글 맘 가구가 140만 가구에 육박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숙명여대 서영숙(徐永淑·가정아동복지학) 교수는 “이혼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어 싱글 맘 가족을 이대로 방치할 경우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될 수 있다”며 “정부 지원과 사회적 관심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싱글 맘(single mom):
원래 남편과 사별한 뒤 엄마 홀로 아이를 키우는 가정을 지칭했지만 최근에는 사별뿐 아니라 이혼 후 홀로 아이를 키우는 이혼녀나 미혼모를 모두 일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