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노장 파워’가 빛을 발했다.
두산은 투수진은 젊지만 9명의 주전 타자 중 유격수 손시헌(25)을 제외하고는 모두 30대. 이 중 최고참인 안경현(35) 장원진(35) 전상렬(33)의 활약이 3연승의 원동력이 됐다.
전상렬은 1992년 프로 데뷔 이래 정규시즌에서 단 한번도 3할대 타율을 기록한 적이 없지만 플레이오프에서 10타수 6안타로 0.600의 고감도 타율을 자랑했다. 공수주 3박자를 갖춘 그는 5회 안타를 치고 나간 뒤 과감한 2루 도루 시도로 상대의 잇단 실책을 유도해 이날 양 팀 통틀어 유일하게 홈을 밟았다.
2차전 쐐기 홈런의 주인공 안경현은 10타수 4안타로 타율 0.400, 장원진은 12타수 4안타로 타율 0.333의 맹활약을 펼쳤다.
이들의 공통점은 평소 자기 관리가 철저하다는 것. 안경현은 훈련 벌레로 불린다. 하루도 훈련을 거르는 날이 없어 운동장 관리인에게 불평을 들을 정도. 장원진도 술을 거의 입에 대지 않고 솔선수범하는 타입.
고참들이 중심을 잡고 제 역할을 해 주니 팀 전체 분위기가 안정돼 있다. 안경현은 “선수들이 똘똘 뭉쳐 있어 어느 팀에도 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넘친다”고 말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