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미국)가 연장 접전 끝에 아메리칸익스프레스챔피언십 정상에 오른 뒤 우승컵을 들며 환하게 웃고 있다. 샌프란시스코=AP 연합뉴스
팽팽한 긴장 속에 펼쳐지던 승부는 어이없는 실수 하나로 끝이 났다.
승자의 얼굴에는 환희보다는 멋쩍은 표정이 보였고 패자는 허탈하게 고개를 떨어뜨렸다.
10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의 하딩파크GC(파70)에서 끝난 월드골프챔피언십(WGC)시리즈 아메리칸익스프레스챔피언십(총상금 750만 달러).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와 ‘풍운아’ 존 댈리(이상 미국)는 최종 합계 10언더파 270타로 동타를 이룬 뒤 연장 첫 번째 홀에서도 똑같이 파를 잡으며 팽팽히 맞섰다.
16번 홀(파4)에서 열린 연장 두 번째 홀.
우즈는 아이언 티샷에 이어 세컨드 샷을 핀 8m 지점까지 보냈고 댈리는 드라이버 샷이 나무 숲 사이에 떨어졌지만 높은 탄도의 플롭 샷으로 공을 컵 4.5m에 세웠다.
2만여 명의 갤러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우즈의 버디 퍼팅은 컵을 살짝 빗나가 먼저 파로 홀 아웃. 댈리의 버디 퍼팅은 컵 왼쪽을 스쳐 1m 정도를 더 굴러갔다. 세 번째 연장전을 예감한 우즈가 발걸음을 옮기려는 사이 댈리의 파 퍼팅이 홀 왼쪽 언저리를 맞고 꺾여 나왔다. 뼈아픈 3퍼팅.
얼떨결에 우승이 확정된 우즈는 겸연쩍은 듯 머리를 숙인 뒤 눈을 매만졌다. 130만 달러(약 13억 원)나 되는 우승 상금이 퍼팅 하나로 결판나는 순간이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