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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인해전술? 기획상품?…13인조 그룹 등장

입력 | 2005-10-12 03:22:00

여성 아이돌 그룹 ‘아이서틴’. 사진 제공 라임뮤직


최근 가요계에 13인조 ‘떼 그룹’이 등장했다. 1980년대 댄스 그룹 ‘소방차’ 멤버 정원관이 기획한 여성 그룹 ‘아이서틴(i-13)’이 그 주인공. 18일 데뷔 음반을 발표하는 ‘아이서틴’의 멤버들은 13∼19세의 10대들이다. 데뷔곡 ‘원 모어 타임’은 10대들을 겨냥한 댄스곡이다. 이들은 하루 밥값만 30만 원이 넘으며 코디네이터, 매니저를 포함해 22명의 스태프가 도와주고 있다. 정원관은 “3년간 준비를 했으며 가수 활동을 비롯해 연기, MC 등 엔터테이너로서 활동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아, ‘동방신기’가 소속된 SM 엔터테인먼트도 10명 이상으로 구성된 남성 그룹 ‘슈퍼 주니어’를 11월경에 공개할 예정이다. 이들 역시 10대 중반에서 20대 초반의 미소년들로 그룹 활동과 함께 다양한 연예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10명 이상 대규모 그룹은 이미 일본에서 성공한 모델이다. 여성 그룹 ‘모닝구무스메’의 경우 1997년 데뷔 당시 5인조로 활동하다가 10∼14인조로 그룹을 재편성해 활동해왔다. 이들은 그룹 활동뿐만 아니라 뜻 맞는 멤버끼리 프로젝트 그룹을 만들어 음반을 발표하기도 했다. 또 중국 출신의 12인조 여성 크로스오버 밴드 ‘여자 12악방’의 경우 2003년 발표한 데뷔 음반이 120만 장 팔렸다.

음악 평론가들은 대규모 그룹 결성의 원인으로 △5, 6인조 그룹으로는 더는 차별화되지 않는 추세 △‘대규모 그룹’이라는 화제를 통해 데뷔 때부터 인지도를 높이려는 전략 △그룹 활동을 통해 멤버들을 ‘스타’로 만들기 위한 기획사의 의도 등을 꼽았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이 아이돌 그룹이고 음악 자체가 10대들을 겨냥한 가벼운 댄스에 치우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음악적 평가보다는 ‘스타 되기’에 치우쳤다는 뜻이다. 음악 평론가 강헌 씨는 “대규모 10대 아이돌 그룹의 등장은 대중음악계를 다양하게 만든다기보다 연예인들을 대거 양산시키는 출구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음악적으로 인정받기 위해 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