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님에 대한 원망으로 밥 대신 술만 마셨습니다.”(40대 창원시민 박모 씨)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저에게 너무하더군요.”(고성군 2급 장애인 정모 씨)
경남도가 3년째 추진 중인 ‘불법 주 정차와 전쟁’과 관련해 경남도는 물론 시 군 홈페이지에 항의성 글이 이어지고 있다.
예고 없는 스티커 발부와 실적을 올리기 위해 한적한 곳에서 벌어지는 마구잡이 단속이 시비 대상이다. 일부 시민들은 거리를 점거한 노점상과 불법 주차의 형평성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하고 크게 부족한 주차 시설을 탓하기도 한다.
김○○이라고 밝힌 창원시민은 “아파트 앞에서 잠시 짐을 내려놓고 온 사이 스티커가 발부돼 시청에 전화를 거니 ‘1분이고 5분이고 무조건 끊는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말했다.
맞벌이를 한다는 윤모 씨의 하소연은 눈물겹다. 그는 “잘못은 인정한다”며 “시장에서 물건 하나 사 들고 나오니 차를 견인해갔다”고 말했다. 윤 씨는 “하루 열 시간 피땀 흘려 일해도 (불법 주차 과태료와 차량 보관료) 6만500원을 못 번다”고 말했다.
창원시는 ‘주거 밀집지역의 경우 평일 야간과 주말에는 단속을 보류한다’고 밝혔으나 아파트 단지에서 주말에 단속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일부 주민들은 “단속 표시는 전봇대에 조그맣게 달아놓고, 견인은 스티커 발부와 동시에 총알같이 한다”며 말한다.
경남도가 ‘주차 전쟁’에 돌입한 것은 2003년 7월. 김혁규(金爀珪) 전 지사 시절이다. 지난해 6월 취임 이후 전임자의 일부 시책을 과감하게 폐기한 김태호(金台鎬) 현 지사는 물론 박완수(朴完洙) 창원시장 등도 재정수입 때문인지 주차 전쟁만은 계속하고 있다.
‘전쟁 기간’ 발부한 스티커는 모두 140만 장. 경남도내 등록 차량수가 105만대인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실적이다. 올 들어서는 38만2000여 건을 단속하고 2만4000대를 견인했다.
창원과 마산, 진주, 사천시는 등록차량 대비 누적 단속률이 140∼195%에 달한다.
질서는 편안하고 아름다운 것이라고 했다. 불법주차를 단속해 달라는 목소리도 들린다. 그러나 질서는 지킬 수 있는 것이어야 하고, 지속 가능할수록 좋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도망갈 곳이 없는데도 마구 쫓는 형국인 경남도의 주차 단속은 권력이라는 이름의 횡포”라고 말했다. ‘한 장의 스티커는 관공서의 실적이 아니라 도민의 눈물’이라는 한 네티즌의 울분에 대해 경남도는 곰곰이 생각해보길 바란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