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츠의 계절이다.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내려가면서 타이츠를 신은 여성들을 자주 볼 수 있다.
두꺼운 스타킹을 뜻하는 타이츠는 비교적 저렴하게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아이템이다.
이번 시즌에는 색상과 패턴이 단순하면서 조직감을 살리고 이색 소재를 사용한 타이츠가 인기를 끌고 있다.》
○어둡고 깊은 색상과 단순한 무늬
이번 시즌에는 짙은 컬러의 불투명나 반투명 타이츠가 거의 필수품이다. 블랙 컬러 바람에 따라 학생용으로 여겨지던 불투명한 블랙을 비롯해 브라운, 네이비, 짙은 와인색 등 깊고 어두운 색상에 단순한 무늬가 있는 스타일이 인기를 끌고 있다.
비비안 조영아 스타킹MD는 “타이츠의 색상과 무늬는 단조로워졌으나 느낌이 더욱 깊고 강렬해진 게 특징”이라며 “무늬 부분을 반짝이는 펄(pearl)사로 짜거나 무늬 부분만 다리가 비치도록 해 시스루의 섹시미를 강조한 타이츠가 인기”라고 말했다. 펄이 가미된 타이츠는 다리를 입체적으로 보이게 하며 피시넷(그물) 스타일은 블랙 코디에 관능미를 더해 준다.
각선미에 자신 있다면 밝은 색도 좋다. 막스마라의 패션쇼에서는 단정한 체크 무늬의 무릎 길이 버뮤다 팬츠에 화이트의 불투명 타이츠를 신은 모델이 등장했다. 발렌시아가는 끊어질 듯 가늘고 긴 다리에 화이트의 피시넷을 신은 광고 모델을 내세웠다. 폴 스미스, 돌체앤가바나는 패션쇼에서 컬러감이 돋보이는 타이츠를 선보였다.
타이츠의 화려한 무늬는 개성의 표현이다. 올해 러시안 스타일의 유행에 따라 올록볼록한 자카드 패턴이 있거나 섬세한 자수가 놓인 스타일도 많다. 특히 거의 모든 브랜드가 타이츠 전체에 꽃무늬가 있는 플라워 프린트를 내놨다. 에밀리오 카발리니는 이탈리아의 빅토리아 엠마누엘 2세 여왕의 얼굴 패턴이 그려진 타이츠를 출시했으며, 안나 수이 쇼에서는 1960년대 풍의 옵티컬 패턴 타이츠가 귀여운 느낌을 자아냈다.
○부츠에는 펄사나 피시넷이 어울려
블랙 의상에는 무늬없는 블랙 타이츠가 좋으나, 자칫 수년 전 유행했던 블랙 컬러 일색의 ‘청담동 며느리’ 스타일로 비칠 수 있다. 이때는 반투명 블랙이나 진한 보라색의 타이츠가 대안이다. 특히 올해 유행인 부츠를 신을 때는 답답한 느낌을 주지 않도록 펄사를 이용한 타이츠나 피시넷이 좋다.
힙을 동그랗게 부풀린 튤립 스커트, 리본이나 레이스로 여성스러움을 강조한 로맨틱 무드의 의상에는 화사한 플라워 패턴이나 구멍이 나서 도트 무늬 같은 느낌을 주는 타이츠가 어울린다. 크롭트 팬츠나 승마바지에는 아가일 체크무늬나 민무늬가 적절하다. H라인의 정장 스커트에는 스트라이프나 체크, 다이아몬드 등 단순한 무늬가 우아한 느낌을 준다.
무늬 있는 의상에 무늬 있는 타이츠는 과감한 개성의 표출이다. 에밀리오 카발리니 정영금 실장은 “의상과 프린트의 크기가 다르거나 소재가 이질적인 타이츠를 ‘믹스 앤드 매치’하면 어지럽지 않으면서도 과감한 세련미를 연출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타이츠-구두 색 같으면 다리 길어 보여
타이츠 무늬의 폭이 넓으면 다리가 굵어 보이는 반면 작은 무늬가 일정하게 세로로 이어지면 다리가 훨씬 더 날씬해 보인다. 세로 스트라이프 타이츠가 가장 날씬해 보이며 다른 무늬도 세로로 작게 배열돼 있으면 날씬해 보인다. 사선 무늬도 괜찮다.
키가 작은 여성은 세로 줄무늬의 타이츠에 굽이 높은 구두를 신는 게 좋다. 이때 타이츠와 구두의 색을 일치시키면 다리가 더 길어 보인다. O자로 휜 다리에는 너무 짙은 색상이나 좁은 스트라이프 무늬의 타이츠는 피해야 하며 사선 무늬가 다리의 결점을 잘 보완해 준다. 발목이 두꺼운 여성은 큰 무늬가 있는 것을 피하고 발목보다 종아리를 강조해 주는 타이츠를 선택한다.
무릎 길이의 스커트에 무릎 길이의 판탈롱 타이츠를 신는 것은 ‘아줌마 패션’의 하나. 스커트와 타이츠 사이에 무릎이 드러나야 다리가 짧아 보이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채지영 기자 yourca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