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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TV영화/15일]‘브리짓 존스의 일기’ 외

입력 | 2005-10-15 03:17:00


◆브리짓 존스의 일기

팝송 ‘올 바이 마이셀프(All by myself)’를 들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그녀, 브리짓 존스. 지금 브리짓 존스는 하나의 작품이라기보다 문화현상이며, 고유명사라기보다 일종의 대명사이다. 국내에 방영됐던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의 주인공 삼순이가 ‘한국의 브리짓 존스’로 통용되었던 사실은 이를 잘 보여 준다. 그러니까 브리짓 존스는 어딘가 부족해 보이지만 사랑스럽고, 실수투성이에 친구 같은 여성형의 대명사가 된 것이다.

칼로리와의 전쟁에 몰두하면서도 매일 밤 술과 담배를 놓지 못하고, 완벽한 남자를 노리면서도 정작 그 앞에서는 어쩔 줄 몰라 하는 브리짓은 그동안 영화사에서 보기 힘들었던 독특한 캐릭터이다. 영화 속 주인공이 될 만한 여성이라면 독립적이고 섹시한 커리어 우먼이거나, 100명 중 1명꼴의 미모를 자랑하는 뛰어난 미인들이었으니까.

오히려 브리짓 존스는 너무도 친근한 외모와 성격으로 영화관을 드나드는 주요 타깃인 여성들의 공감과 호감을 사는 데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영화는 친근한 여주인공 브리짓(르네 젤위거)이 바람둥이 남자 다니엘(휴 그랜트)과 무뚝뚝하지만 진실한 남자 마크(콜린 퍼스)와의 사이에서 겪는 갈등과 해프닝으로 진행된다. 매끈한 바람둥이와 여자에 대한 매너라곤 배워본 적이 없는 듯한 남자 사이의 갈등이라는 소재 자체는 상투적이지만 두 배우의 훌륭한 연기를 통해 신선하게 재가공됐다. 이는 한편 ‘윔블던’ ‘러브 액추얼리’ 등을 통해 상투적인 로맨틱 코미디의 문법을 새롭게 재발견해 온 영국의 제작사 ‘워킹 타이틀’의 힘이기도 하다. 2001년 작. 97분. ★★★★(만점은 별 5개)

◆바닷가 마을 콕테벨

얼마나 멀리 가야 세상은 변하는 것일까? 다른 전망을 찾아 길을 떠나는 로드 무비를 볼 때마다 떠오르는 질문이다. 그들은 보다 나은 삶을 찾아 떠나지만 막상 그곳의 삶은 더 험난하기 일쑤이다. 러시아 영화 ‘바닷가 마을 콕테벨’은 로드 무비의 형식에 성장 드라마를 얹어 삶과 성장의 뼈저린 아픔을 배가시켰다. 성장할 틈도 없이 떠돌아야 하는 소년의 황량한 삶이 러시아의 광활한 풍경을 통해 깊이 각인되는 수작이다. 2003년 작. 100분. ★★★★강유정·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