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인기 복싱만화 ‘신의 아들’을 그린 작가 박봉성(朴峰性·사진) 씨가 15일 오후 4시 30분 별세했다. 향년 56세. 원인은 심장마비로 추정된다. 가족들은 박 씨가 “15일 경기 양주시 도봉산 송추계곡 등산 중 갑자기 쓰러졌다”고 밝혔다. 박 씨는 지난해 초 뇌중풍이 발병한 후 건강관리를 하며 새로운 작품을 구상 중이었다.
부산 출신인 고인은 1964년 소년한국일보 소속 만화가 오명천 씨의 문하생으로 만화계에 입문했다. 1974년 ‘떠벌이 복서’로 데뷔한 후 1984년 ‘신의 아들’을 내놓으며 당대를 대표하는 만화가로 급부상했다. 강한 의지로 신분의 한계를 극복하고 정상에 서는 주인공 ‘최강타’는 이현세의 ‘공포의 외인구단’의 주인공 까치와 더불어 당시 소시민의 꿈을 대변했다.
동료 만화가 장태산(54) 씨는 “고인의 작품은 홍콩 누아르 같은 빠르고 화려한 전개가 돋보였다”며 “무엇보다 대량 생산 시스템인 프로덕션 체계를 확립해 한국 만화 대중화에 기여한 바가 크다”고 평가했다.
박 씨는 1980년대 부산에 봉성 프로덕션을 설립해 자신이 스토리를 구성하고 그림은 문하생들이 공동 작업하는 ‘만화제작 분업체제’를 구축해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 등 21년간 무려 500여 작품을 발표했다. 부산예술문화대 만화학과 겸임 교수, 한국만화가협회 22대 부회장 등을 지낸 그는 2003년 만화 콘텐츠 전문기업 ‘대한민국 만화중심’을 설립해 중국 진출을 도모해 왔다. 유족으로는 부인 권복녀(57) 씨와 아들 성현(29·도서출판 봉성기획 대표) 강우(24) 씨, 딸 지현(30·봉성닷컴 실장) 씨가 있다. 발인은 17일 오후 3시, 빈소는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02-392-3299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