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 개그맨인 아버지에게 ‘100통의 팬레터’를 선물하고 싶다는 글로 잔잔한 감동을 주었던 한재성씨 부자가 이번엔 팬들에게 선물을 보내왔다.
아들 한재성(韓宰星·27) 씨는 평생 팬을 가져보지 못한 아버지 한상진(韓相振·45) 씨의 생일을 맞아, 아버지를 알아보는 100명의 사람들의 메시지가 담긴 미니홈피 방명록을 만들기 위해 누리꾼들에게 참여를 호소했었다.
재성 씨의 소망이 담긴 글은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 펴져 한 씨의 생일인 14일까지 방명록에 글을 남긴 사람이 8000여 명, 미니홈피 방문자는 10만7000여 명에 이르렀다.
이에 재성 씨는 지난 17일 아버지의 홈페이지에 “여러분 덕분에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을 보냈으니 이제 제가 보답을 하고 싶다”는 글을 올렸다.
재성 씨가 아버지의 팬을 자처한 누리꾼들에게 보내는 선물은 바로 그의 ‘기도’.
그는 “저는 연예인이 아니어서 방송으로 즐겁게 해드릴 수도 없고, 부자도 아니어서 많은 것을 드릴 수도 없다”며 “그러나 우리나라의 모든 아들과 딸, 부모님들의 가정이 늘 화목하시길 진심으로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무도 몰랐던 아버지의 이름이 여러분의 관심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있다”며 “아버지는 평생의 인터뷰보다 몇 배는 많은 인터뷰를 하셨고, 평생 알아봐주신 분들보다 단 하루에 더 많은 분들이 알아보셨다고 하신다”고 말했다.
재성 씨는 “뭐라고 감사를 드려야 할지 그저 고개만 숙여질 뿐이다”며 “어쩌면 이 모든 관심이 거품처럼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아버지께 손수 팬레터를 적어주신 모든 분들의 마음, 그게 바로 대한민국의 아들과 딸의 심정이라고 생각하니 기쁨이 벅차오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늘은 우리 부자가 언론에 보도된 후 처음 아버지가 방송에 나오는 날이라 조금은 긴장된다”며 “비록 작은 배역이지만 많은 분들이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버지 한 씨도 자신의 홈페이지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격려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팬들의 사랑을 먹고 사는 개그맨으로써 초심의 마음을 잊지 않고 대사 한마디라도 최선을 다해 연기하겠다. 앞으로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한편 한 씨 부자의 사연이 각종 언론에 보도된 후 현재 한 씨가 단역배우로 출연중인 MBC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 시즌 3’ 홈페이지에는 “한상진 씨에게 고정배역을 줄 수 없냐”는 팬들의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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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동아닷컴 기자 si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