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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리더십경영]메이드 인 월드…세계를 경영하라

입력 | 2005-10-20 03:00:00

그래픽=강동영 기자



유한킴벌리는 생활위생용품 제조회사다.

기저귀 ‘하기스’, 생리대 ‘화이트’, 미용화장지 ‘크리넥스’, 두루마리 화장지 ‘뽀삐’가 주력 상품이다. 대부분 내수용으로 팔리고 수출 비중은 10% 수준이다.

그러나 이 회사의 인사 조직도를 유심히 살펴 보면 독특한 ‘수출 상품’ 하나가 눈에 띈다.

문국현 사장은 유한킴벌리의 주요 주주인 미국 킴벌리클라크의 북아시아 총괄 사장을 겸직하고 있다. 또 유한킴벌리의 유아용품, 여성·성인용품, 가정용품 부문 전무들도 각각 킴벌리클라크의 북아시아 해당 부문 부사장을 맡고 있다.

최근엔 일본 제지업체인 크레시아에 임직원을 보내 마케팅과 판매, 인적자원 관리 등 경영 전반에 대해 컨설팅하고 있다.

제품 외에 ‘경영서비스’까지 수출하는 셈이다.

유한킴벌리가 추구하는 글로벌 리더십 경영의 단면이다.

기업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빠르게 세계화되면서 글로벌 리더십은 경영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역량으로 떠오르고 있다.

○ 세계경영시대… 내수 지향 리더십으론 한계

남양알로에의 미국 현지법인인 알로콥에서 일하는 근로자는 약 300명. 이 가운데 한국인은 3명으로 모두 현지에서 채용한 교포다. 알로콥의 운영은 현지 인력으로 꾸려진다는 얘기다.

보통 국내 기업이 외국에 진출할 때 경영의 핵심 분야인 인사와 재무 부문만큼은 본사 파견 인력을 활용하는 것과는 다르다.

해외에 진출하는 곳마다 글로벌 리더십을 갖춘 인력을 채용하고 적극적인 현지화를 벌인 덕분에 남양알로에는 천연물 시장의 ‘글로벌 리더’가 됐다.

현지법인에서 생산한 알로에 원료는 세계 30개국, 500여 기업에 수출된다. 세계 알로에 원료시장 점유율은 40%에 이른다.

글로벌 리더십은 세계 시장을 겨냥해 사업의 전략적 방향을 설정하고 글로벌 역량을 갖춘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는 역량으로 요약된다.

다국적 기업이 세계 주요 시장을 재편하는 상황에서 전통적인 내수 지향의 리더십만으로는 한계에 이를 수밖에 없다는 절박감이 담겨 있다.

○ 생각은 세계로, 행동은 현지에 맞게

글로벌 리더십은 국내 기업의 해외투자가 늘어나면서 주목받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해외직접투자는 2019건, 28억3000만 달러로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각각 15.6%, 28.6% 증가했다.

해외 진출이 늘면서 기업들도 글로벌 마인드를 가진 인재 선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포스코는 베이징(北京)대, 칭화(淸華)대 등 중국의 명문 대학에서 수시로 채용설명회를 열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권에서도 채용 로드쇼와 현지 인터뷰를 정례화하고 있다.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글로벌 리더를 키우는 기업도 늘고 있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우리 회사가 북아시아 경영에 나설 수 있었던 것은 1993년부터 사내에 평생 학습 체제를 도입해 직원의 역량을 꾸준히 강화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서진영(경영학) 교수는 “해외 기업이 국내에 들어오고, 국내 기업이 해외로 진출하면서 지구촌 어느 곳에서나 세계 초일류기업과의 경쟁이 불가피해졌다”며 “세계를 상대로 전략을 수립하고 현지에 맞게 행동할 줄 아는(Think globally, Act locally) 인재의 필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산업정책연구원 - 동아일보 공동기획

▼21세기 글로벌 리더십 덕목▼

21세기 글로벌 리더십의 주요 덕목은 △에너지 △비전 △타인을 열광하게 하는 열정이다. 규율과 도덕의 문화는 명확한 기준을 갖고 있는 기업에서 나온다. 가장 바람직한 세계 기준에 맞춰 비전을 세워야 한다.- 잭 웰치 전 GE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