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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앰배서더 Really?]해상공항,꿈이 이루어진다

입력 | 2005-10-21 03:08:00


10년 전부터 일본에서는 대도시 근처 바다에 대형 해상구조물을 설치해 해상공항, 에너지 저장기지, 해상레저타운으로 활용하려는 계획이 진행되고 있다. 그중 하나가 2003년 끝난 ‘메가플로트 프로젝트’다. ‘메가플로트’는 ‘크다’는 뜻의 ‘메가’와 ‘부유체’라는 의미의 ‘플로트’가 합쳐 초대형 부유구조물을 나타내는 신조어다.

일본의 12개 조선소와 5개 철강회사가 함께 6년간의 연구 끝에 길이 1000m, 폭 60m, 깊이 3m의 상자형 대형 부유식 구조물을 제작했다. 해상공항으로 활용할 가능성을 점검하기 위해 이 구조물 위에서 비치99, 도니어228 등 경비행기의 이착륙 실험을 250회나 수행했다.

보통 대형 조선소에서 만드는 30만 t급 원유 운반선의 길이가 대략 300m에 이른다. 따라서 내부구조가 선박보다 간단한 메가플로트를 300m 길이의 조각으로 제작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상자형 메가플로트도 300m 길이의 9조각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300m에 이르는 조각들을 파도가 출렁이는 바다에서 용접해 결합시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특히 물속에 잠긴 부분이 어렵다. 일본은 수중용접용 상자를 만들어 이 문제를 해결했다. 메가플로트 사업으로 대형 부유식 구조물에 관한 기본 요소기술은 대부분 개발됐다. 하지만 보잉747 같은 대형 여객기가 이착륙하는 해상공항을 만들려면 구조물의 길이가 4000m는 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부적 변형을 막는 기술, 구조물을 한곳에 붙들어 맬 장치, 구조물의 손상을 항시 모니터링하며 유지·보수하는 기술 등 아직 문제가 남아 있다.

한국도 해양수산부가 해양과학기술(MT)의 발전을 촉진시키기 위해 초대형 부유식 구조물에 대한 기초기술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앞으로 부족한 응용연구를 추가하고 이를 세계 최강의 조선기술과 접목하면 일본보다 앞서 상용화할 수 있지 않을까.

최항순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 hschoi@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