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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화제! 이사람]세 번째로 롯데 맡은 강병철 감독

입력 | 2005-10-22 03:10:00

“프로야구 선수는 무엇보다 품위를 지켜야 한다”고 말하는 강병철 감독. 그는 ‘찬스 때 삼진 많이 당하는 선수’가 가장 싫단다. 또 인간성은 좋은데 야구 못하면 그건 프로가 아니란다. 이훈구 기자


“야구라는 게 참 묘해요. 안 하면 하고 싶고, 하면 또 쉬고 싶고….”

강병철(59) 프로야구 롯데 신임 감독. 그는 1984년 나이 서른여덟에 롯데 초보 감독으로 얼떨결에(?) 정상에 올랐다. 그리고 1992년 다시 롯데를 이끌고 ‘확실하게’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이번이 롯데와 3번째 인연. 구단 측은 내심 그가 다시 우승을 일궈내기를 바라고 있는 게 틀림없다. 감독 생활 15년. 808승 27무 874패. 승률 0.480.

일부 팬들은 전임 양상문 감독이 3년 연속 꼴찌 팀을 5위로 끌어올리고 신인들도 잘 키워 놓았는데 꽃도 피워 보지 못하고 떠난 것에 대해 눈총을 보내고 있다. 심지어 감독 선임에 부산상고 인맥이 작용했다는 얘기까지 나도는 실정. 마침 잠깐 서울에 올라온 강 감독을 만났다.

“참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도대체 야구하고 정치하고 무슨 관계가 있습니까.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 자체가 좀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요? 노무현 대통령하고는 제가 부산상고 1년 위이지만 학교 다닐 때부터 한 번도 만난 적도 없고 잘 모릅니다. 전 동문회도 잘 나가지 않습니다. 오직 야구만 하고 살아왔을 뿐입니다.”

강 감독은 덕장으로 소문나 있다. 하지만 에이스를 너무 혹사시켜 수명을 단축시켰다는 비판도 있다. 1984년 한국시리즈 때 최동원을 5경기에 등판시켜 4승을 따낸 것이 그 예. 최동원은 이미 정규시즌에서 284와 3분의 2이닝의 투구(1983년 삼미 장명부에 이어 역대 2위)를 한 바 있다. 1992년 우승 당시의 염종석도 204와 3분의 2이닝을 던져야 했다.

“최동원의 경우는 후회합니다. 사실 최동원은 구단하고 옵션이 있었습니다. 나도 이렇다 할 투수가 없는 상황에서 에이스가 던지겠다고 하면 던지게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그렇다 하더라도 감독으로서 막았어야 했죠. 염종석은 경우가 좀 다릅니다. 종석이는 고교 때 이미 팔을 다쳤었는데 그것이 나중에 재발한 것입니다. 하지만 등판 간격은 철저히 지켜 줬습니다.”

선수들은 천차만별이다. ‘푹 찌르면 터져 버리는’ 선수는 ‘찬양’하고 ‘고무’해야 한다. 지그시 눌러줘야 할 선수는 따끔하게 혼내야 한다. 하지만 팀 원칙은 그 누구도 깨면 안 된다.

“이번 삼성 대 두산 한국시리즈 2차전 때 삼성 박진만이 3루 코치의 제지를 뿌리치고 홈으로 들어오다 죽었는데 그런 경우는 반드시 3루 코치와 선수 모두에게 페널티를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팀플레이인 야구에서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김화성 스포츠전문기자 mar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