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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뒤 몸 이야기]여성 첼리스트의 ‘짝 가슴’

입력 | 2005-10-22 03:10:00


여성 첼리스트의 가슴은 정말 ‘짝짝이’일까?

연주자의 몸에 대한 속설 중 하나가 바로 여성 첼리스트들의 ‘짝가슴’이다.

연주자의 쇄골에 닿는 콘트라베이스와 달리 첼로는 가슴 부분에 바짝 대고 연주하기 때문에 육중한 첼로가 한쪽(왼쪽) 가슴을 누른다는 것. 그래서 가슴이 발육하기 전부터 첼로를 시작해 20∼30년씩 연주해 온 여자 첼리스트들은 자연히 양쪽 가슴의 크기(모양)가 다른 ‘짝가슴’이 된다는 얘기다. 과연 그럴까?

여섯 명의 현역 여성 첼리스트에게 물었다. “짝가슴이신가요?”

이들은 모두 ‘익명’을 전제로 ‘신체의 비밀’을 알려줬다.

여섯 명 중 한 명을 제외한 다섯 명은 “짝가슴이 맞다”고 대답했다. 물론 겉으로 보아 남들이 알 만큼 확연하게 다르지는 않지만 본인(그리고 남편)은 알 수 있을 만큼 짝짝이라는 것. 이들은 공통적으로 “오른쪽 가슴이 왼쪽보다 약간 크고 탄력도 오른쪽 가슴이 더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립 교향악단 소속의 한 여성 첼리스트는 “흔히 생각하듯 첼로가 가슴을 눌러서 왼쪽 가슴이 작아져 짝가슴이 되는 것은 아닌 듯하다. 그보다는 오히려 활을 잡고 켜는 오른팔과 오른쪽 어깨를 왼쪽보다 많이 움직이다 보니 자연히 오른쪽 가슴이 왼쪽 가슴보다 더 발달해 짝가슴이 되는 게 아닐까?”라고 추측했다.

이와 관련한 또 다른 속설은 ‘첼리스트는 다른 악기 연주자에 비해 가슴이 크다’는 것. 자신의 가슴 크기를 ‘(브래지어) C컵 사이즈’라고 밝힌 한 여성 첼리스트는 “비올라나 바이올린 등 다른 현악기에 비해 첼로는 악기 자체가 크고 폭이 넓어(약 75cm) 연주자의 팔 동작 움직임 폭도 크다. 이런 동작이 가슴을 발육시키는 효과를 낳는지는 몰라도 대체로 다른 악기 연주자에 비해 여자 첼리스트의 가슴이 큰 편”이라고 말했다. 과연 이 속설도 근거가 있는 걸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가능성 있는 이야기”라고 말한다. 헬스 트레이너 김민정(서울 파이낸스 헬스센터) 씨는 “첼리스트들이 큰 폭으로 팔을 움직이며 연주하는 자세는 헬스에서 덤벨운동 중 팔꿈치로 팔을 밀 듯하며 양팔을 반원 그리듯이 휘둘러 가슴 근육을 키우는 ‘버터플라이’나 ‘덤벨플라이’의 동작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인간의 목소리와 가장 닮은 악기라는 첼로. 어쩌면 여성 첼리스트의 짝가슴은, 첼로를 끌어안은 채 영혼을 위로하는 ‘가장 인간적인 목소리’를 들려주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맞바꿔야 하는 ‘아름다운 훈장’이 아닐까?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